[데일리한국 곽다혜 인턴기자] '작은도서관'이 수적으로는 늘어나고 있지만 그에 따른 운영비 부족 등으로 부실하게 관리되는 곳이 적지 않다. <데일리한국> 기자가 찾아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새마을 공립 작은도서관, 신길1동 새마을 공립 작은도서관, 문래동 새마을 공립 작은도서관에서도 이같은 아쉬움이 묻어났다.

먼저 세 작은도서관의 사서들은 지원금이 적다고 입을 모았다. 영등포구의 공립 작은도서관은 한 달 20만 원의 예산으로 주민들의 희망 도서와 신간을 구입해야 한다. 이 금액으로는 약 15~20권의 책을 살 수 있다고 한다. 한 공립 작은도서관 관계자는 “한 달에 지자체에서 주는 지원금이 20만 원인데 연말이면 보너스 형식으로 돈을 더 주기도 했다. 이제 연말이 얼마 안 남았는데 올해는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며 “지원금이 증가하는 것은 바라지도 않는다. 다만 현 상태에서 줄어들지만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 도서관정책기획단 신은정 주무관은 “작은도서관은 과거 자치구별 선거공약으로 제시되며 많은 사람에게 알려졌지만 활성화되지 못한 채 단순 선거철 홍보용으로 전락했다”며 “최근에는 지자체에서도 작은도서관에 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 정규인력 편성과 예산 확보가 된다면 작은도서관도 공공도서관 못지않게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새마을 공립 작은도서관은 장서 확충으로 열람석이 없어졌다. 뒤편에는 상자가 쌓여 있어 이동에 불편함을 주고 있다.

앞서 방문한 공립 작은도서관에는 지점별로 여러 가지 불편 사항이 발견됐다. 먼저 여의동 새마을 공립 작은도서관은 좁은 면적에 비해 도서권 수가 많은 편이었다. 다양한 책이 있지만 책을 읽을 수 있는 좌석이 하나도 없었다. 도서 검색용으로 비치된 컴퓨터 책상을 제외하고는 열람석이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그러므로 이곳을 방문한 이용객들은 책을 서서 읽거나 대충 훑어보고 빌려 가기 일쑤였다. 또 책장 뒤편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상자들의 무더기가 쌓여 있어 이동에 불편함을 주기도 했다.

여의동 작은도서관 김용숙 사서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책을 읽을 수 있는 테이블과 의자가 있었는데 도서 공간 확충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빼놓았다”며 “뒤편 상자에는 새로운 책들이 담겨 있고 최근 이를 옮겨 담을 수 있는 책장을 주문해놓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곳에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빌리고자 하는 책을 미리 생각해놓고 방문하기 때문에 이용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2006년 설립돼 올해로 운영 9년차에 접어든 서울 영등포구 신길1동 새마을 공립 작은도서관은 낡고 오래돼 색이 바랜 책들이 많다.

신길1동 새마을 공립 작은도서관은 낡은 도서들이 군데군데 보이는 게 흠이었다. 표지가 너덜너덜해지고 색이 빠져 흐릿해진 책은 물론, 색이 노랗게 바랜 도서가 꽤 많았다. 오래된 서적이 많아서인지 신간의 비율이 현저하게 낮아 보였다.

신길1동 작은도서관 김선옥 사서는 “신길1동 작은도서관은 2006년에 설립돼 올해로 9년째 운영되고 있다. 그만큼 주민들의 손때가 많이 탄 것은 사실”이라며 “매달 신간 도서를 구입하지만 주민들의 희망 도서를 먼저 구매하다 보니 오래된 책을 바꾸기에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예산이 넉넉하면 책을 싹 다 바꿔서 주민들이 새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해주고 싶지만, 20만 원 한도 내에서 주민들의 욕구를 채워주기는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좁고 외진 곳에 있는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새마을 공립 작은도서관은 양측으로 주차된 차가 많고 주변에는 당구장, 정밀 가공소 등이 있어 통행에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네이버 거리뷰

문래동 새마을 공립 작은도서관은 좁고 외진 곳에 있어 이용하기에 불편하다. 특히 좁은 골목길에는 양쪽으로 차가 주차된 데다 일방통행이기 때문에 보행 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문래동 작은도서관 원지연 사서는 “작은도서관이 운영되고 있는 이곳이 아파트 단지도 아니고 좀 구석진 곳에 있어 처음 오는 사람들은 곧잘 헤매곤 한다. 다들 이곳에 작은도서관이 있을 것으로 생각지 못한 것 같다”면서 “그래도 문래동 작은도서관이 영등포구 내에서는 세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지역 주민들에게 인기가 많고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문화관광디자인본부 도서관정책과 이현지 주무관은 “도서관은 사람이 연계된 사업”이라면서 “작은도서관이 공공도서관과 지속해서 협력한다면 점차 활성화될 것이라고 본다. 쾌적한 환경, 신간 도서의 확충, 문화프로그램의 다양화를 통해 사람들이 찾는 작은도서관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돕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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