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돈, 방송도중 가슴 움켜쥐고 뛰쳐 나가기도

공황장애 등을 겪었다고 밝힌 연예인이 늘어나면서 불안장애는 '연예인 병'이라고도 불린다. 사진=KBS2 방송캡처
[데일리한국 강세라 인턴기자] 최근 2~3년 새 불안장애나 공황장애 등 정신 관련 질환을 겪었다고 밝힌 연예인이 늘어나면서 불안장애는 '연예인 병'이라고도 불린다. 불안은 외부의 위협에 반응하는 정상적인 정서 반응이다. 그러나 이 감정이 정상적 범위를 넘어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이를 불안장애로 진단한다. 최근 한 방송 녹화 도중 정형돈씨는 가슴을 움켜쥐고 괴로워하다 “병원에 전화 한 통만 하고 올게”라며 급히 자리를 비우기도 했다.

채성수 신경정신과 전문의는 "사람 몸에는 경보 장치가 있다. 경보장치는 불안을 일으켜 사람을 각성 시키고 위험 상황을 인지하게 해준다. 불안에는 '정상불안'과 '병적불안'이 있다. '정상불안'은 '내일 시험을 보는데 잘 못 보면 어떻게 하지'하는 자연스러운 불안을 말한다. 이 불안감은 공부를 하도록 유도한다. 이렇게 상황과 관련한 정상적인 불안이 아니라 갑작스럽게 아무런 이유없이 경보 시스템이 발동하는 것이 병적불안, 바로 불안장애다."라고 설명했다.

많은 사람들이 불안장애를 앓고 있는 이유는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 높이 올라가야 한다고 느끼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특히 인기 연예인들에 이러한 증세가 많다. 인기를 유지해야 하고 그 자리를 이어 나가야겠다는 강박이 증상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연예인들의 존재는 자신이 아니라 대중의 인기에 의해 좌우된다. 작은 실수에도 한순간에 몰락할 수 있는 것이 이들 직업의 특성이다.

불규칙한 스케줄로 생활 패턴이 불안정하고 수면이 부족한 것도 원인으로 작용한다. 때문에 인기 연예인들은 잘나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언제 이 방송을 그만두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린다. 이들에게는 고용 안정에 대한 불안감이 항상 존재하는 것이다.

인기 연예인들은 자신의 노력보다도 더 많은 것을 얻었고 지속되지 못 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늘 깔려있다고 말한다. 숨가쁘게 돌아가는 경쟁 사회가 이러한 불안감을 부추기는 것이다. 이러한 불안감의 지속은 불안장애나 공황장애 등 정신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채성수 신경정신과 전문의는 "불안에도 가볍거나 극심한 정도가 있는데, 공황장애는 불안 발작, 패닉 어택(panic attack)이라고 할 정도로 극심한 정도의 불안을 말한다.

공황 발작을 경험한 사람은 이 증상을 또 겪게 될 것에 대한 두려움이 생긴다. 실제로 공황발작은 아주 가끔 발생하지만 이 증상은 너무나 강렬하고, 이러다가 죽지 않을까, 내가 미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강렬하기 때문에 재발할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불안장애는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불안장애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대체적으로 항우울제와 항불안제를 이용한 약물 치료가 가장 자주 이용된다. 두번째는 인지행동치료다. 공황장애 증상 자체는 발생 빈도가 적고 약물치료로 대부분 치료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황장애를 앓는 사람들은 이 증상이 다시 찾아 오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때문에 인지행동을 통해 이를 돕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불안장애를 앓는 연예인이 많이 부각되기는 하지만 연예인에 국한된 병은 아니다. 공황장애는 성인의 4%가 평생에 한 번은 겪을 만큼 드문 질병이 아니게 됐다. 끊임 없는 경쟁 속에서 자신을 옥죄는 스트레스는 불안장애와 같은 정신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인기연예인들에게도 바삐 살아가는 우리들 일상에도 적당한 여유와 휴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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