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새마을 공립 작은도서관의 외관.

[데일리한국 곽다혜 인턴기자] “공공도서관이 집에서 30분 거리라 자주 가지 못하겠더라고요. 그래도 집 앞 주민센터에 있는 작은도서관 덕분에 가끔이나마 읽고 싶은 책을 빌려 볼 수 있어 좋아요. 공공도서관보다 시설이나 규모가 작긴 하지만 아이들이 자주 드나들면서 책을 접할 수 있으니 그걸로 만족해요.”

최근 가까운 주민센터 혹은 500인 이상 아파트 단지에서는 ‘작은도서관’이라는 이름으로 된 마을 문고가 자리 잡고 있다. 작은도서관은 공공도서관이 부족한 지역 생활권 내에 정보서비스를 보충하기 위해 만들어진 소규모의 도서관으로 문화체육관광부가 2004년 도입해 현재 전국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작은도서관은 크게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는 지자체 직영 공립 작은도서관과 민간업체에 위탁하는 공립 작은도서관 그리고 기업, 단체,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개설해 운영하는 사립 작은도서관으로 분류된다. 공립의 경우 지자체별로 다르지만, 전액 세금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사립 작은도서관보다 관리와 지원이 잘 되는 편이다. 하지만 이 또한 작은도서관의 규모와 장소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서울시에는 지난해를 기준으로 공립 404곳, 사립 426곳으로 총 830개의 작은도서관이 등록돼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보고된 ‘2014 작은도서관 운영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도 공립 작은도서관은 179곳에서 지난해 404곳으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여기에는 민간 위탁에서 지자체 직영으로 전환된 공립 작은도서관도 꽤 포함되어 있다. 반면 사립 작은도서관은 525곳에서 426곳으로 소폭 감소했다. 이는 지자체의 작은도서관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증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는 지난해 등록된 작은도서관 중 공·사립 구분 없이 45.6%에 해당하는 375개소에 200만 원씩 지급하여 총 7억 5천만 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해당 지원금은 사업계획서를 바탕으로 지원금의 50%가 도서구입비로 지출되고 그 외에는 독서프로그램 운영비, 사무관리비 등에 사용하도록 했다. 이외에도 공립 작은도서관은 자치구별로 다르지만 일정한 금액의 지원금을 받아 운영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새마을 공립도서관은 좁은 면적이지만 아동서적을 비롯해 다양한 신간이 알차게 구비돼 있다.

19일 <데일리한국> 기자는 서울 영등포구 소재의 공립 작은도서관 세 곳을 찾아갔다. 기자가 들른 곳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새마을 공립 작은도서관, 신길1동 새마을 공립 작은도서관, 문래동 새마을 공립 작은도서관이다. 작은도서관 운영지원을 담당하는 영등포구 교육지원과 과학문화팀 정은경 주무관은 “구에서 운영하는 공립 작은도서관은 20곳으로 한 곳당 매달 20만 원씩 연간 4,800만 원의 예산을 도서구입비로 지출한다”며 “‘새마을’이라는 명칭은 기존에 새마을문고에서 운영하던 형태가 공립화되면서 자연스럽게 따라붙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의동 새마을 공립 도서관은 여의동 주민센터 3층에 있었는데 이날 방문한 세 곳 중 가장 면적이 좁았다. 여의동 작은도서관에는 도서 총 1만2,639권의 도서가 갖춰져 있다. 하루 평균 40명이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일주일에 한 번은 방문한다는 박순희 씨는 “독서를 즐기기 때문에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책을 대여한다”며 “읽고 싶은 책 리스트를 작성해놓고 오는 편이다. 특히 장편소설을 읽기에 참 좋다. 원할 때마다 빌려볼 수 있어 효율적이다”고 말했다.

널찍하고 깔끔한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서울 영등포구 신길 1동 새마을 공립 작은도서관에는 복지회관의 수업 이전에 짬을 낸 초등학생들이 책을 읽고 있다.

다음으로 찾은 신길1동 새마을 공립 작은도서관은 신길1동 주민센터와 사회복지회관이 함께 운영되는 곳으로 규모가 큰 편이었다. 신길1동 작은도서관에는 1만6,512권의 도서가 비치돼 있으며 이곳에는 초등학생들이 여럿 자리하고 있었다. 대략 20명이 책을 읽을 수 있는 좌석과 널찍하고 깔끔한 인테리어로 주민들의 인기가 높다. 특히 이곳은 사회복지관 건물 내에서 있기 때문에 60대 이상 노인의 이용 비율이 높은 편이다.

초등학생 김모 군(9)은 “피아노 레슨 가기 전에 일찍 와서 보고 싶은 책을 읽고 간다”며 “주로 who, why 시리즈나 만화책 메이플스토리 등을 읽는다”고 말했다. 김 군의 어머니 강 모 씨는 “비록 만화책이어도 아이가 도서관에 와서 책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특하다. 20분씩이라도 책을 읽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요즘 사람들은 책을 잘 읽지도 않을뿐더러 책 자체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도서관을 멀리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새마을 공립 작은도서관은 2층짜리 건물로 운영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찾아간 문래동 새마을 공립 작은도서관은 문래동 자치회관 바로 옆, 2층짜리 건물로 운영되고 있다. 문래동 작은도서관은 11,436권의 도서를 보유하고 있다. 문래동 작은도서관은 독서프로그램으로 <유아 그림책 읽어주기 수업>과 <이솝우화 가면극 수업>을 진행 중이다. 이는 자원봉사자의 재능기부와 서울시 소속의 전담사서가 진행하고 있으며 무료로 이용 가능해 아이들에게 인기다.

문래동 작은도서관 원지연 사서는 “주민센터에서 수업이 있는 날이면 아이들과 학부모가 주 이용객이 되지만 수업이 없는 날에는 근처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종종 찾는다”면서 “그분들이 왜 토요일에는 운영 안하느냐고 묻는다. 가까운 문래정보문화도서관은 9시부터 20시까지 운영할뿐더러 주말에도 이용할 수 있는데, 작은도서관은 시간이 너무 제한적이라 아쉬워한다"고 털어놓았다.

작은도서관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17시까지 운영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지만 운영 형태와 지역에 따라서 운영 시간이 상이하다. 작은도서관은 일주일에 최대 2권을 대여할 수 있고 공공도서관에만 비치된 도서도 상호대차 서비스를 신청한다면 며칠 내로 작은도서관에서 직접 받아볼 수 있다. 우리 동네 작은도서관의 위치나 기타 자세한 사항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운영하는 작은도서관 통합 홈페이지(http://www.smalllibrary.org/)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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