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에겐 ‘황진이’ 별명·여교사는 강제로 끌어안기…성추행 교사 無징계

[데일리한국 김두탁 기자] 최근 50대 교사의 여학생 성추행 사건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서울의 한 공립고등학교에서 이전에 다른 남자교사들도 여학생과 여교사들에게 성추행을 벌인 사실이 더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14일 이 학교 여학생이 성 고충 상담실의 책임교사를 맡은 50대 교사 A씨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학교에 신고함에 따라 감사에 착수했다.

감사결과 A씨는 이 여학생뿐만 아니라 그동안 다수 여학생과 동료 여교사들을 상대로 상습적으로 성추행과 성희롱을 일삼은 것으로 밝혀졌다.

여학생들을 미술실 등으로 불러 신체를 만지거나 학교 내에서 동료 여교사들을 상대로 여러 차례 신체 접촉을 하는 등 성추행은 학생과 교사를 가리지 않고 상습적으로 이뤄졌다.

이 학교의 다른 교사 B씨도 수업 시간에 수시로 학생들에게 부적절한 성적 발언을 하는 등 성희롱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돼 A씨와 더불어 경찰에 형사고발 및 직위해제 조치됐다.

B 교사는 반별로 일부 여학생들에게 '황진이', '춘향이' 등의 별명을 지어주며 자신이 연예인과 성관계를 하는 상상을 수업 중에 늘어놓는 등 학생들을 상대로 광범위한 성희롱을 일삼았다. 또 동료 여교사들에게도 성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형사고발된 이들 두 명의 교사 외에 C 교사는 지난 2월 다수 여학생의 신체를 만지는 등 추행한 혐의로 고발돼 현재 검찰이 관련 내용을 조사하고 있다.

C 교사는 3개월간의 직위해제 기간이 지나고 나서 복직했지만, 곧바로 병가를 내 현재 학교에 출근하지 않고 있다.

또 다른 D 교사는 지난해 2월 학교에서 동료 여교사를 강제로 끌어안았다. 여교사가 D씨를 피하는 과정에서 옷이 찢어지는 등의 피해를 보기도 했다.

D 교사는 다른 학교로 전출당한 뒤 현재 징계 절차가 논의 중이다. 당시 교육청은 D 교사에 대해 별다른 징계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청은 A·B 교사의 성추행과 성희롱이 신고된 직후 해당 학교에 감사팀을 급파해 고강도 특별감사를 벌이고 있다.

학생과 여교사들 다수가 성추행과 성희롱의 피해자로 확인됨에 따라 집단심리치료 등의 프로그램도 마련할 계획이다.

교육청은 최근 3년간 이 학교에서 지속적으로 성범죄가 일어난 원인을 분석해 고강도 대책을 내놓을 방침이지만 과거 성추행을 저지른 이 학교 교사를 징계하지 않는 등 무사안일 한 대응으로 사태를 더욱 키웠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교육청 관계자는 "교장·교감 등 관리자들과 교사, 학생들을 상대로 광범위한 조사를 벌여 추가 피해 사실이 없는지 면밀히 파악하고 계속되는 성추행·성희롱 사건의 원인을 정밀히 분석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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