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일 힘들다 5일째부터 회복돼"

메르스에서 완치돼 퇴원한 5번 환자가 자신의 메르스 증상이 독감보다 심하지 않았다며 지나친 우려를 경계했다. 사진은 서울삼성병원에서 감염자를 의료진들이 검진을 위해 이동시키는 모습. 사진=이규연 기자 fit@hankooki.com
[데일리한국 이선아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서 완치돼 퇴원한 5번(50) 환자가 자신의 메르스 증상이 독감보다 심하지 않았다며 지나친 우려를 경계했다. 한때 체온이 40도 가까이 올랐던 그는 해열제로 금세 해결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5번 환자는 8일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처음 2∼3일 동안은 해열제를 먹지 않아도 될 정도의 미열과 근육통이 있었다"며 "최대 통증지수가 7이라면 3∼4정도로 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열도 나고 근육통도 있어 한 3∼4일은 힘들었지만 5일째부터는 열이 조금씩 떨어지며 회복된 걸 느꼈고, 일주일째부터는 증상이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설사 등 소화기 증세가 있어 식사를 하지 못하고 수액을 맞는 경우가 있었다"며 "소화불량은 메르스 바이러스를 몰아내기 위해 투여한 항바이러스제의 부작용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험을 통해 보면 기저질환이 없다면 메르스는 우리나라 의료진의 수준이 높아 치료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5번 환자는 1번 환자(68)가 평택성모병원을 떠나 삼성서울병원으로 가기 전 그를 진료한 의사다. 당시 1번 환자는 평택성모병원에서도 폐렴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5번 환자가 운영하는 365열린의원에 들렀다. 당시 5번 환자는 1번 환자와 50㎝도 되지 않는 거리에서 10분 이상 진료를 했다고 한다. 환자와 의사 모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상태였다.

그는 "1번 환자가 메르스 환자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며 1번 환자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하지 못했던 점을 시인했다. 이어 "열이 나거나 기침하는 환자를 진료할 때는 의료진이 마스크를 쓰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특히 그는 "모든 병원이 밝혀졌기 때문에 해당 병원들과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고, 증상이 나타나면 보건 당국에 바로 연락해 검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운영하는 서울 천호동의 365열린의원에는 엄청난 변화가 찾아왔다. 동네에서 메르스 발병 병원으로 소문이 난 것으로는 모자라 당국이 이 병원을 메르스 발병 병원으로 공식 발표한 것이다. 그는 "병원명 공개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병원명 공개에 대해 뜻밖의 의견을 밝혔다. 또 "365열린의원에서 메르스 확진 받은 의사가 환자들을 진료했다는 등 근거 없는 루머를 직접 해명할 수 없어 안타까웠다"며 "확진받자마자 격리병상으로 왔는데 어떻게 진료를 할 수 있었겠느냐"며 황당해 했다. 그는 "환자들을 위해 병원뿐 아니라 병원 건물 전체를 소독한 것으로 안다"며 "다음 주쯤부터 병원을 열 계획이지만 환자들이 올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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