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이민형 기자]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전승수 부장검사)는 28일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하는 전단을 전국에 살포한 팝아티스트 이병하(47)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작년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서울과 부산·강릉 등에서 박 대통령을 풍자하는 전단 1만4,450장을 뿌리고 스티커 30장을 붙인 혐의(경범죄처벌법 위반 등) 등을 받고 있다.

이씨는 지난 대선 때도 비슷한 포스터를 붙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가 지난해 6월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이번에는 건조물침입과 경범죄처벌법 위반 등 5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지난해 10월20일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건물 21층 옥상에 올라가 가로 15㎝, 세로 21㎝짜리 전단 4,500장을 살포했다. 전단에는 'WANTED, MAD GOVERNMENT'(수배중, 미친 정부)라는 문구와 박 대통령의 얼굴에 영화 '웰컴투 동막골' 여주인공 복장을 합성한 그림이 있었다.

이씨는 '정치 풍자 퍼포먼스' 명목으로 같은날 전단을 뿌릴 사람을 모집했다. 페이스북으로 알게 된 강모씨 등 2명은 일당 5만원을 받기로 하고 전단 1,950장을 신촌 농협중앙회 건물 13층 옥상에서 뿌렸다. 이씨는 당시 "미친 세상을 풍자하기 위해 퍼포먼스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월에는 민족예술인총연합(민예총) 소속 배모씨의 부탁을 받고 전단지 그림 파일을 이메일로 보내줬다. 공주 옷차림의 박 대통령 옆에 'OUT BLUE HOUSE'(청와대에서 나와), 이명박 전 대통령 캐릭터에는 'IN PRISON'(감옥에 가라)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 전단지는 2월12일 오후 부산시내에 8,000장이 뿌려졌다.

강릉 시내 가로등 등에는 풍자 스티커 30장이 부착됐다. 침몰하는 종이배를 배경으로 박 대통령이 치마폭으로 불도그 1마리를 감싸고 그 뒤로 개 5마리가 몸을 숨긴 그림이었다. 이씨는 세월호 참사 직후인 지난해 5월 가로 10㎝, 세로 15㎝ 크기의 이 벽보를 붙여줄 사람을 페이스북에서 모집해 함모씨에게 택배로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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