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51.5% "휴가 신청시 직장상사·동료 눈치 봐"
근로자의 날에도 27.7% '근무 예정'·20.3%'확실치 않아'

자료사진.
[데일리한국 신수지 기자] 한 중견기업에 근무하는 5년차 직장인 김모(34)씨는 가장 길게 써본 휴가가 한해 연차휴가를 모두 합해 총 8일 남짓이다. '관대한' 상사를 만나 맘 편히 긴 휴가를 떠나는 옆 부서 직원들을 볼 때면 억울한 마음이 든다. 김 씨는 "휴가를 길게 쓰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상사의 은근한 핀잔에 눈치가 보이고 휴가 후 '업무 폭탄'이 쏟아질 것만 같아 두렵다"면서 "근로자들의 당연한 권리인데 부서 내 왜 이런 분위기가 형성됐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일과 삶의 균형’(WLB ; Work-Life Balance)이 직장 생활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지만 우리나라 직장인 10명중 7명은 한 해 연차휴가를 10일도 채 쓰지 못하는 것으로 20일 나타났다.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에 따르면 최근 20∼40대 한국 남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유급휴가 사용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70.3%는 "지난해 유급휴가를 10일 미만으로 썼다"고 답했다.

휴가를 4∼6일(25.1%) 쓴 직장인이 가장 많았고, 이어 1∼3일(19.7%), 7∼9일(13.2%) 등의 순이었다. 휴가를 단 하루도 사용하지 못한 직장인의 비율도 12.3%에 달했다. 특히 기능·작업직(18.8%)과 판매·영업 서비스직(18.5%)에 휴가를 못 간 직장인이 많았다. 응답자의 절반이상인 52.9%는 보장 받은 휴가를 모두 사용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인의 51.5%는 휴가를 신청할 때 '직장 상사와 동료의 눈치'를 가장 신경 쓰이는 요인으로 꼽았다. 이 밖에 '휴가 후 쌓일 미처리 업무'(26.6%), '휴가 비용의 경제적 부담'(12.8%), '남은 휴가일수'(4.6%) 등의 답변도 나왔다.

올해 근로자의 날(5월 1일·법정휴일)에 쉬는 직장인도 절반 가량에 그쳤다. 공무원을 제외한 직장인의 27.7%는 근로자의 날에 근무할 예정이었고 '근무 여부가 확실하지 않다'는 답변도 20.3%에 이르렀다. 이들은 근로자의 날에 쉬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는 '회사가 휴무하지 않아서'(56.7%)를 꼽았다. '해야 할 업무가 많아서'(18.5%), '대신 일 할 사람이 없어서'(10.6%), '상사·동료의 눈치가 보여서'(5.9%) 회사에 나가는 이들도 있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