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YTN 방송화면 캡처
30대 치과 의사가 자신의 딸을 치료한 소아청소년과 의사를 폭행했다가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3일 마산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오전 9시40분쯤 경남 창원의 한 병원에서 치과의원 원장 A(39)씨가 소아청소년과 의사 B(34)씨의 멱살을 잡고 얼굴을 두 차례 때렸다. B씨는 전치 4주의 치료를 요하는 부상을 입었고, A씨를 폭행 혐의로 고소했다. A씨가 B씨를 폭행하는 장면은 이 병원의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찍혔다.

경찰조사 결과 A씨는 생후 11개월 된 자신의 딸이 구토 증세로 설 연휴 기간 B씨로부터 진료를 받았지만 오히려 설사가 계속되는 등 병이 낫지 않자 불만을 품고 이 같은 폭행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조만간 A씨를 상해 혐의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의사협회는 의료인 폭행을 막을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3일 성명을 내고 "경남 창원 모 병원 소속 B 의사(소아청소년과) 폭행 사건과 관련해 의사 폭행방지법 제정 등 국가적 차원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협은 "이번 사건으로 폭행을 당한 B 의사는 신체적, 정서적으로 심각한 외상을 입은 상황"이라며 "진료 현장에 복귀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또 "보다 큰 문제는 의사에 대한 폭력은 의사 개인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른 환자들에게까지 피해를 입힌다는 것"이라며 "매년 의사에 대한 무차별적 폭행사건이 끊이질 않고 있음에도 의료인 폭행을 막을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는 전무하다"고 했다.

추무진 의협회장은 "보건의료인 폭행방지법 2건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계류 중"이라며 "안전한 의료 환경 마련을 위해 의료인 폭행방지법 통과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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