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 못 믿겠다" 홈스쿨링부터 제주도 이사까지

사진=프렌디 제공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최근 인천의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음식을 남겼다는 이유로 네 살짜리 아이의 머리를 내리친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에 아이를 맡긴 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아이를 믿고 맡길만한 공립 시설은 신청자가 몰려 들어가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된지 오래고, 사립은 아이의 몸을 바늘로 찌는 학대에 이어 심지어는 썩은 음식물까지 먹이는 등 범죄가 끊이지 않고 터지기 때문이다.

이에 유아교육을 위해 제주도행을 결심하는 젊은 부모가 많아 관심을 모은다. 제도적 경쟁 교육의 틀에서 벗어나고 싶으나 이민은 못 가고 제주도를 선택한 부모들도 많다. 자연주의 육아나 슬로우 육아의 상징인 제주도가 최근 새로운 교육도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홈스쿨링이나 육아 관련 카페에서는 제주도 이주를 '이민'이라고 칭하며 '아이 교육을 위해 제주도 이민을 결심했다'는 글을 종종 볼 수 있다.

제주도는 2014년에만 순유입 인구가 1만명을 넘었고 올해 말로 거주 인구 62만 명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 이주민의 상당수는 초등학생을 자녀로 둔 학부모로 대부분 제주도에 정착해 독자적인 교육 환경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이와함께 어린이집 입학을 취소하면서 '내 아이는 내가 데리고 가르치겠다'는 부모도 증가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모성보호사업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3년 육아휴직 사용률은 76.9%로, 출산휴가자 10명 중 7~8명이 육아휴직을 사용하고 있다. 부모와의 스킨십을 교육의 일환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아져 엄마가 직접 내 아이를 교육하는 ‘엄마표 홈스쿨링’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 쇼핑몰 아이스타일24에 따르면 송도 어린이집 폭행 사건 발생 다음날인 지난달 15일부터 2월 24일까지 가정용 학습교구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구매율이 188%나 증가했다. 어린이들이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가정 내 어린이 안전용품의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333% 상승했다.

특히 홈스쿨링을 결심하는 부모들이 많아져 육아와 교육에 관련된 도서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인터넷 서점 예스24에 따르면 어린이집 폭행 사건을 기점으로 가정 내 육아 교육 관련 서적 인기 키워드가 '전투육아', '군대육아'에서 '공감', '감사' 등으로 변했다.

혼자 홈스쿨링을 담당하기 부담스러운 엄마들이 모인 엄마표 홈스쿨링, 협동조합 등 '품앗이 교육'에 대한 주목도 커지고 있다. 부모에게 혼자 교육을 받으면 혹시나 사회성이 떨어지거나 부모의 잘못된 습관을 닮을까 걱정하는 학부모들이 늘면서 최근 엄마들이 자발적으로 모임을 구성하는 품앗이 교육이 등장한 것이다. 엄마표 홈스쿨링을 발전시킨 교육협동조합도 나왔다. '수학과학교육놀이협동조합'은 사교육에 관심이 높은 경력단절 여성들이 만든 단체로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지역 도서관 등에서 강의를 한다.

한국사회문제연구소는 관계자는 "어린이집 문제로 홈스쿨링을 선택하거나 제주도로 거처를 옮기는 것은 보편적인 일은 아니지만 자신의 아이가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공포감은 분명 존재한다"면서 영유아의 경우, 아이가 엄마의 마음처럼 오래 앉아있거나 즉각적인 반응을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며 공부 계획보다 중요한 것은 다양한 경험"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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