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YTN 방송화면 캡처
[데일리한국 신수지 기자] 구속 수감중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30일 서울서부지법 제12형사부(오성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2차 공판에서 증인 자격으로 출석한 아버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만났다. 조 회장은 이날 3시 50분쯤 수행비서 한 명과 법정에 출두해 갖고 온 서류와 휴대전화를 확인하며 자리에 앉았다. 이어 조현아 전 부사장이 입장했으나 조 회장은 딸과 눈도 마주치지 않았고 조 전 부사장도 고개를 푹 숙인채 방청객 쪽은 바라보지 않고 자리에 앉았다.

재판부는 시작에 앞서 조 회장에게 "아버지로서 심정이 어떨지 이해하고, 모욕감을 주기 위한 자리가 아니니 대답하기 곤란하면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박창진 사무장에 대한 입장을 묻는 재판부의 질문에 "(박 사무장이) 당한 것에 대해 굉장히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대한항공 회장으로서 사과한다"고 대답했다.

재판부가 "(박 사무장에 대한) 보복은 드러나지 않더라도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하자 조 회장은 "대한항공 대표이사로서 직원이 열심히 근무할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답했다. 조 회장은 또 "(박 사무장이) 오늘 회사에 나와 의사와 면담을 하고 다시 운항해도 좋다는 허가를 받아 일요일(2월1일)부터 근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 회장은 이번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을 묻는 말에는 입을 굳게 다물었다. 그러나 재판부가 '2명의 부사장과 1명의 전무(조 회장의 삼남매 지칭)가 다른 임직원을 심하게 대할 때 이를 심하다고 생각한 적 있는가'라고 묻자 "집에서 나쁜 행동에 대해 꾸짖은 적은 있지만 별도로 취한 행동은 없다"고 답변했다.

조 회장은 약 20분간의 증인신문을 마치며 "딸의 잘못으로 상처를 입은 승무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회사의 임직원들에게 미안하다"며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살짝 숙였다.

이어 조 회장은 법정을 나와 딸을 본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눈시울이 살짝 붉어진 채 "부모의 입장으로서 갔다"고 짤막하게 말했다. 이날 법정에서 조 회장이 증인석에 앉아 답변하는 동안 조현아 전 부사장은 고개를 앞으로 숙여 웅크린 채 바닥만 응시하는 자세로 있었고 조 회장도 공판 내내 조 전 부사장 쪽으로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 따라서 부녀간의 법정 만남은 이뤄졌으나 서로 얼굴도 쳐다보지 않은 채로 그냥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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