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씨는 이날 경찰서 브리핑이 끝난뒤 취재진을 만나 사고 순간 사람을 친 줄 몰랐다는 허씨의 진술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강씨는 "1m77㎝의 거구(숨진 아들을 지칭)가 빵봉지를 들고 걸어가는데 치었다고 가정할 때 사람이라고 보겠습니까, 강아지로 보겠습니까"라면서 "진짜 잘못했다면 솔직했으면 좋겠다"고 허씨를 질타했다. 강씨는 또 "누군가가 자수하라고 시킨 것 아니냐"라며 스스로 경찰서를 찾은 허씨의 순수성도 의심한 뒤 "자수라는 것은 스스로 잘못을 깨우치는 것이다. 진솔했으면 좋겠다"고 분노를 토해냈다.
그가 하루만에 이렇게 화를 낸 것은 허씨가 "사고 당시에는 사람을 친 줄 몰랐다"고 말하고, 사고 차량을 부모의 집에 숨긴 뒤 부품을 구입해 직접 수리하는 등 범행 은폐를 시도한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자수 역시 허씨 스스로 선택한 것이 아니라 부인의 설득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밝혀진 것도 그를 화나게 한 것으로 보인다.
강씨는 "원망도 하지 않을 것이며, 용서할 준비는 이미 다 돼있다"면서 "제발 진정으로 뉘우치고,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그는 또 아들 강씨가 숨진 사고 현장에 횡단보도가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청주시에도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건너는 도로에 변변한 횡단보도를 설치하지 않은 것은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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