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트형 상가에 트램까지…유럽형 도시 급증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예상도. 사진=대전시청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대한민국의 도시들이 유럽형으로 변신하고 있다. 오래된 유럽 도시에 와있는 듯한 신사동 가로수길, 송도 커낼워크, 분당 카페거리가 인기를 끌자 신도시 상가 전체를 '유럽식'으로 계획하는 곳까지 생기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나 런던 킹스크로스역을 닮은 테라스의 인기가 아파트에서 상가·오피스텔 등 수익형부동산으로까지 확산되는 추세다. 한화건설이 위례신도시에서 분양하는 '위례 오벨리스크 센트럴스퀘어' 상가 2층에 전면과 후면으로 테라스가 설치된다. 통상 테라스는 전면 또는 후면 둘 중 한 곳에만 제공되는데 반해 이 상가는 서비스공간 극대화를 위해 전·후면 양쪽에 만들었다.

위례신도시에는 판교의 '아브뉴프랑'보다 훨씬 큰 규모의 스트리트형 상가가 들어설 계획이다. 아브뉴프랑은 유명 프랜차이즈를 비롯해 차별화된 레스토랑, 분위기 넘치는 카페 등이 유럽식 거리에 늘어서있는 신흥 쇼핑 명소다. 일부 식당은 오전 10부터 줄을 서야 입장이 가능할 정도로 성업 중이면서 전국적으로 제2, 제3의 후속작이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신사동 가로수길, 판교 카페거리, 송도 커낼워크의 경우 멀리 사는 고객들까지 해당 상권의 이용객으로 유인하면서 추가 매출로 연결됐다"면서 "탁 트인 공간이 주는 독특한 정취가 여가를 중시하고 차별화된 공간을 원하는 수요자들의 요구에 유럽식 상가 등의 공급이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위례 오벨리스크 센트럴스퀘어의 또다른 특징은 유럽 건축물 같은 외부 설계다. 한화건설은 "유럽을 그대로 옮겨 놓는다는 목표로 디자인을 했다"고 밝혔다. 건물은 영국 런던의 킹스크로스역(King’s Cross Station), 프랑스 파리 파사쥬(Paris Passage) 등 유럽 유명 건축물을 모티브로 삼았다. 한화건설은 "층별 돌출형 입체적인 외관 설계로 획일적인 주상복합 건물과는 차별화했다"며 "완공 후엔 위례신도시의 랜드마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식 대중교통을 선택한 도시도 있다. 지난 12월 권선택 대전 시장은 대전도시철도 2호선을 트램 방식으로 건설한다는 뜻을 밝혔다. 트램은 일명 노면전차로 유럽 등 전 세계 50여 개 나라 400여 개 도시에서 운행되고 있는 대중 교통수단이다.

안정화 한국교통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트램은 단순한 유럽식 교통수단이 아니라 도시 그 자체이고 활용법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안 연구원은 "트램 도입으로 친환경·첨단 도시 이미지 제고는 물론이고 상권 활성화를 통한 도시재생, 전국 최초의 트램으로 관광자원화까지 염두에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전 은행동 상인회 역시 도시철도 2호선 건설방식을 트램 방식으로 결정한 것에 대해 침체된 원도심 상권을 부활시키고 지역 경제 활성화, 미래 관광 자원을 염두한 결정인 만큼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성남시도 신분당선 판교역에서 판교 테크노밸리까지 1.5km 구간에 이르면 2018년부터 노면 전차 드램을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수원시도 수원역~화성행궁~장안문~수원야구장~장안구청에 이르는 6.049㎞ 구간에 트램 노선 도입을 구상하고 있다.

유럽형 거리나 상가가 많아지는 까닭으로 '삶의 질'을 중시하는 생활 문화가 반영됐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부동산 114 리서치 센터장은 "맛과 향이 깊은 유럽식 맥주가 인기고 자동차도 미국식에서 유럽식 감성을 담은 디자인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삶의 질을 중요시하면서 여유를 즐기는 유럽식 문화가 들어와 우리 생활에 깊게 자리 잡았단 뜻인데 이런 라이프스타일이 상가와 건설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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