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유출범 추적이 양방향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IP 등 범인이 최근 남긴 흔적을 쫓아가는 것과 원전 내 자료가 당초 어떤 방식으로 외부에 나갔고 이후에는 어떤 경로로 유통될 수 있는지를 따지며 '경우의 수'를 좁혀가는 것이다. 한수원이 현재까지 파악한 유출 자료는 월성 1호기 감속재 계통 및 배관설치 도면, 고리 1·2호기 배관계측 도면에 쓰인 범례, 고리 1·2호기 보조건물 냉각수 계통 도면, 월성 1호기 주제어실 내 급수 및 복수계통 패널 사진 등이다.
이 자료들은 지난 15일 오전 인터넷의 한 개인 블로그에 올라왔다가 오후 늦게 삭제됐다. 범인 추정 인물은 당시 게시글에서 'Who am I?'라는 문구로 자신을 소개하면서 한수원 데이터센터를 직접 해킹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범인 추정 인물은 이날 새벽 1시30분쯤 원전 내부 문서를 또 공개했다. 그는 고리 2호기와 월성 1호기 관련 내부 문서, 월성 1호기 밸브 도면 등을 담은 4개의 압축파일을 트위터에 올렸다. 합수단이 유출범 검거에 속도를 붙인 것은 이처럼 범인 추정 인물의 자료 유포 행위가 끊이지 않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자신을 향한 수사망이 좁혀오고 있는 상황에서도 문서를 추가 공개했다는 점에서 범행을 한 측이 어느정도 수사망에 걸리지 않을 것이란 자신감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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