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큰 눈 쌓여 공기 냉각화
제트기류 약해져 찬 공기 한반도 머문다
서울을 기준으로 지난 보름간 일 최저기온은 영하 1.7도에서 영하 10.1도까지 내려갔다. 1월 초순의 평년 최저기온 영하 5~6도 보다 낮은 수준이다. 11월 30일에도 8.1도를 기록했던 최저기온은 하루 만에 이달 1일 7도나 떨어진 1.0도를 기록했다. 이후 최저기온은 2일 영하 8.2도로 뚝 떨어졌고 3일 영하 8.5도, 4일 영하 7.4도로 계속해서 내려갔다.
12월 중순인 초겨울에 한겨울 날씨는 보이는 이유는 시베리아 고기압 기단이 우리나라를 향해 직접적으로 세력을 확장시키면서 찬 공기를 불어넣고 있기 때문이다. 시베리아 기단은 한반도의 겨울철 날씨를 지배하는데 최근 보름간 강한 기운의 한랭 바람을 내뿜고 있다.
시베리아 기단의 세력이 강력해진 원인은 크게 두 가지라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현재 시베리아 벌판에는 눈이 많이 쌓여있다. 강설량 측정이 시작된 1967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양이다. 눈이 많이 내린 경우 햇빛이 비춰도 복사열이 흡수되지 못해 공기층이 따뜻해질 수 없다. 빛의 반사가 더 많아져 공기의 냉각화가 더욱 심해지는 것이다.
또 다른 원인은 제트기류가 상대적으로 약해졌기 때문이다. 대류권 상부나 성층권에 부는 제트기류는 항상 동에서 서로 흐르는 강한 바람대다. 이 제트기류를 타고 북쪽에서 내려오는 차가운 공기가 한반도를 빠져나가야 하는데 세력이 강해진 시베리아 기단에 비해 힘이 약해 제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재 고도 9㎞ 부근의 일기도를 보면 우리나라보다 고위도에 있어야 할 제트기류가 한반도 남쪽까지 내려와 있다. 제트기류의 속도가 느려지고 우리나라 쪽으로 불면서 시베리아 지역의 찬 공기가 그만큼 내려온 것이다. 남반구와 북반구의 온도차이 형성되는 제트기류가 지구 온난화로 약해진 것도 한파의 원인이다.
기상청은 추위가 17∼18일 이틀간 정점을 찍고 다음 주 화요일인 23일 추위가 다소 누그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단이 만들어지는데 필요한 공기가 쌓이는 시간이 일주일 정도 걸리고 시베리아 기단이 이동하며서 성질이 바뀌기 때문이다. 18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4도까지 내려가며 오늘보다 더 추울 전망이다. 19일 밤부터 20일까지 전국에 눈이나 비가 내린 후 평년 기온을 회복할 것으로 기상청은 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