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큰 눈 쌓여 공기 냉각화

제트기류 약해져 찬 공기 한반도 머문다

칼바람 맹추위에 꽁꽁 싸맨 출근길 시민들의 모습. 사진=YTN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올 겨울 들어 가장 매서운 한파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17일 전국에서 영하권의 추위를 보였고 대부분 해안지역에 강풍 특보가 발효될 만큼 바람까지 강하게 불어 출근길 시민들의 뺨과 손은 꽁꽁 얼어 붙었다. 지난 11월말 올겨울의 날씨가 평년보다 따뜻할 거란 기상청의 전망과 달리 갑자기 맹추위가 찾아왔다.

서울을 기준으로 지난 보름간 일 최저기온은 영하 1.7도에서 영하 10.1도까지 내려갔다. 1월 초순의 평년 최저기온 영하 5~6도 보다 낮은 수준이다. 11월 30일에도 8.1도를 기록했던 최저기온은 하루 만에 이달 1일 7도나 떨어진 1.0도를 기록했다. 이후 최저기온은 2일 영하 8.2도로 뚝 떨어졌고 3일 영하 8.5도, 4일 영하 7.4도로 계속해서 내려갔다.

12월 중순인 초겨울에 한겨울 날씨는 보이는 이유는 시베리아 고기압 기단이 우리나라를 향해 직접적으로 세력을 확장시키면서 찬 공기를 불어넣고 있기 때문이다. 시베리아 기단은 한반도의 겨울철 날씨를 지배하는데 최근 보름간 강한 기운의 한랭 바람을 내뿜고 있다.

시베리아 기단의 세력이 강력해진 원인은 크게 두 가지라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현재 시베리아 벌판에는 눈이 많이 쌓여있다. 강설량 측정이 시작된 1967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양이다. 눈이 많이 내린 경우 햇빛이 비춰도 복사열이 흡수되지 못해 공기층이 따뜻해질 수 없다. 빛의 반사가 더 많아져 공기의 냉각화가 더욱 심해지는 것이다.

또 다른 원인은 제트기류가 상대적으로 약해졌기 때문이다. 대류권 상부나 성층권에 부는 제트기류는 항상 동에서 서로 흐르는 강한 바람대다. 이 제트기류를 타고 북쪽에서 내려오는 차가운 공기가 한반도를 빠져나가야 하는데 세력이 강해진 시베리아 기단에 비해 힘이 약해 제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재 고도 9㎞ 부근의 일기도를 보면 우리나라보다 고위도에 있어야 할 제트기류가 한반도 남쪽까지 내려와 있다. 제트기류의 속도가 느려지고 우리나라 쪽으로 불면서 시베리아 지역의 찬 공기가 그만큼 내려온 것이다. 남반구와 북반구의 온도차이 형성되는 제트기류가 지구 온난화로 약해진 것도 한파의 원인이다.

기상청은 추위가 17∼18일 이틀간 정점을 찍고 다음 주 화요일인 23일 추위가 다소 누그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단이 만들어지는데 필요한 공기가 쌓이는 시간이 일주일 정도 걸리고 시베리아 기단이 이동하며서 성질이 바뀌기 때문이다. 18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4도까지 내려가며 오늘보다 더 추울 전망이다. 19일 밤부터 20일까지 전국에 눈이나 비가 내린 후 평년 기온을 회복할 것으로 기상청은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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