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을 즐기는 직장인들의 모습. 사진=한독 제공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음주 중심의 송년회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또 특별한 송년회를 준비하거나 가족들과 한해를 마무리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17일 G마켓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4일까지 1,79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8%가 '송년회 횟수를 예년보다 줄일 것'이라고 답했다. 응답자의 17%는 '송년회 계획이 아예 없다'고 답해 송년회를 줄이거나 안한다는 비율이 전체의 8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피하고 싶은 송년회 스타일로는 ‘술만 진탕 마셔야 하는 송년회’(48%)가 1위에 올랐고, ’직장 상사와 함께하는 송년회’(27%)도 그 뒤를 이었다. 올해 송년회 예상 횟수를 묻는 질문에는 절반 이상(55%)이 2~3회를 꼽았다. G마켓 관계자는 "송년회가 한해를 마무리하는 의미 있는 자리이지만 잦아질 경우 경제적 부담과 함께 건강 문제를 걱정하는 이들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음주가무를 즐기는 상투적인 송년회를 벗어나 지인들과 차분하게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색 송년회가 인기다. 최근에는 스파에서 '힐링'을 즐기는 송년회 예약이 늘고 있으며 기부 문화 확산을 위해 발벗고 나선 경우도 있다. 실제로 365mc 전 임직원은 한마음 한뜻으로 전체 네트워크 연말 송년회 비용과 의료진 개개인의 기부금을 더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희귀난치성 질환 어린이를 돕는 데 총 1억 원을 쾌척하기로 결정했다.

서울 인사동에 위치한 오감만족 테마파크 ‘박물관은 살아있다’도 특별한 송년회로 각광받고 있다. 암흑체험 프로그램 ‘다크룸 에피소드 1’은 암흑 속에서 7개 코스를 돌며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는 체험 프로그램이다. 협동심이 필요한 미션부터 스킨십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미션까지 있다. 선후배 사이의 어색함을 해소하고 각 팀의 단결심을 키울 수 있다. '박물관은 살아있다' 관계자는 “최근 기업들의 정기 회식이 줄어들면서 연말 송년회 같은 특별 모임을 독특하게 치르려는 기업이 많아졌다”며 “한해를 마무리하는 송년회인 만큼 조직 팀워크도 다지고 기억에 남을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송년회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반면 외식을 즐기며 송년 모임을 하려는 이들의 경우 가족 단위 모임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맛집이 모여있는 신세계 강남점의 경우 중식당 '호경전', 일식당 '열해' 등 방이 있는 식당은 예약이 거의 찼다. 이탈리안 레스토랑 '시안', '스테이크 595' 같은 레스토랑도 예약률이 70%에 달했다. 신세계는 연말 송년모임 효과로 지난달 중순부터 이달 초까지 식당가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10% 가까이 증가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예약 고객의 50%는 아이를 동반한 20대 후반~30대의 젊은 주부들"이라며 "백화점에는 아이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마련돼 있어 주부들이 연말 모임 장소로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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