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정씨가 그간 ‘박 회장을 미행한 적이 없다’고 주장해온 부분에 무게가 실리게 됐다. 하지만 다른 식의 해석도 나온다. 박 회장이 “정씨를 의심한 적은 있다”고 언급했다는 점에서 미행과 관련한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정씨를 배후로 의심할 만한 정황은 있었다는 것으로 여겨지는 대목이다.
박 회장은 지난 5월 '정윤회 문건'을 보도한 세계일보 조모 기자와 만나게 된 경위에 대해선 "시중에 많이 돌아다닌다는 우리 부부 동향 문건을 그 기자가 갖고 있다기에 만났다"면서 "그 만남은 정윤회씨와 관련이 없고 문건 내용도 모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박 회장은 측근으로 거론되는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에 대해 “(조 전 비서관은) 나를 청와대 감찰에서 관리하고 인사일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간에 알려진 대로 최측근도 아닐뿐더러 중요 사안을 논의하는 관계도 아니란 설명이다.
검찰은 또 박 회장 조사를 통해 이른바 청와대에서 의심하고 있는 ‘7인회’는 사실상 실체가 없다는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7인회는 실체를 전혀 모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은 “(7인회에) 거론된 인사 중 일부는 친분이 있지만, 그런 모임은 알지 못하고 나와는 상관없는 모임이며 일부는 얼굴도 모른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이 조응천 전 비서관과의 라인설을 부인하며 세간의 의혹과는 배치되는 진술을 함에 따라 검찰의 이번 수사가 오히려 이른 시일 내 결론을 낼 수 있게 됐다. 항간에서는 “이번 정윤회씨 관련 사건이 청와대 주장대로 찌라시(정보지)에 나오는 수준의 해프닝으로 귀결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