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홈쇼핑·금융·초콜릿·커피 등 분야 막론

일부러 공정무역 제품 찾는 소비자들도 늘어

상품을 구입할 때 사회에 일조할 수 있는 공익상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데일리한국 이민형 기자] 웬만한 세일에도 쉽게 지갑을 열지 않는 소비자들이 '착한' 소비에는 관대한 것 같다. 상품을 구입할 때 사회에 일조할 수 있는 공익상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기업들도 이러한 추세를 반영한 상품들을 기획하고 있다. 공익상품은 보통 사회적 기업이나 장애인 단체들이 만든 제품을 뜻하며 공정무역이나 친환경 공법 등을 통해 생산된 상품도 여기에 포함된다.

최근 시장조사기관 TNS코리아와 사회적 기업 아름다운 가게가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공익상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는 27.4%로 지난해 23.6%보다 3.8%포인트 증가했다. 공익상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 중에 가족·친구 등 지인을 통해 상품을 처음 알게 된 경우가 28.3%로 가장 많았으며, 보통 카페·유통매장 20.9%, 미디어 17.2%를 통해 공익상품을 알게 됐다고 답했다.

공익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 현상은 농산물·홈쇼핑·금융·초콜릿·커피 등 분야를 막론하고 나타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소비자들의 상품에 대한 선호도를 높일 수 있는 데다가 자사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낸다"고 설명한다.

아름다운 가게는 옷이나 신발, 잡화류 등 수명은 남아 있지만 평소 집에서 쓰지 않는 물품을 시민으로부터 기증 받아 재활용해 판매하는 곳이다. 꽃모양 접시 1,000원, 프릴 가디건 3,500원까지 1000~5000원이면 그럴듯한 물품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 또 사회적 기업이나 공정무역을 통해 생산한 상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지난해 아름다운 가게는 공익상품으로 17억4,000여 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TV홈쇼핑 GS샵도 2010년부터 공정무역·장애인 재활단체·친환경 기업에서 생산한 공익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GS샵이 지난해 판매한 공익상품은 1만2,000세트에 달한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평균 매출도 2배 가량 증가했다. 올해 추석에는 아름다운가게와 사회적기업진흥원과 손잡고 장애인들이 생산한 제주산 건조 청정나물세트를 판매했는데 전량 매진되기도 했다.

전통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발행된 온누리 상품권의 판매액도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8월까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전국 온누리상품권 판매액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보다 126% 상승한 3,012억원으로 집계됐다. 온누리상품권은 3개월 내 85%가 실제 구매로 연결돼 전통시장 활성화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 전통시장 관계자는 "매출의 30% 정도가 온누리상품권으로 물건을 구매하는 고객"이라면서 "온누리상품권 덕분에 전통시장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공정무역 커피나 초콜릿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공정무역이란 제 3세계의 자립을 돕자는 취지로 농가의 원료를 공정한 가격에 거래하는 것이다. 지난해 판매된 공정무역 제품은 지난해보다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국제공정무역기구(FLO) 한국지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공정무역 인증 제품 판매가 380만 유로(약 51억원)로 전년보다 92%의 성장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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