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이용한 소셜데이팅 서비스가 갈수록 인기를 얻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한국 신수지 기자]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으로 소개팅을 하는 세상이 열렸다. 소셜과 데이팅이 합쳐진 '소셜데이팅' 서비스가 그것인데, 연애를 위해 이성을 소개 받고 만나는 과정이 스마트폰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을 말한다. 다양한 이성을 간편히 만날 수 있다는 강점에 힘입어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하는 추세다.

소셜데이팅의 세계 시장규모를 살펴보면 2010년 40억 달러 규모에서 2014년 현재 60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현재 서비스 중인 업체만도 약 7,500여개에 달한다. 1993년 미국의 '매치닷컴'이라는 온라인 데이팅 프로그램이 그 시초였고, 이후 영국의 소셜데이팅 프로그램인 '바두(Badoo)'가 전 세계 2억 1,700만 명 이상의 회원을 확보했다. 소셜네트워크 서비스가 취약한 중국에서도 오케이큐피드라는 소셜데이팅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인구가 1억 명을 돌파했다. 국내 시장은 지난해까지 200억원대 시장 규모에서 올해 400억원대 가까이 급성장했다.

이처럼 소셜데이팅이 '뜬' 데에는 주변 사람을 거치는 복잡한 절차 없이 다양한 이성과 만날 수 있다는 점과 주선자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스마트폰의 보편화도 성장 요인이 됐다. PC에만 머물던 데이팅 서비스가 스마트폰으로 확대되면서 언제 어디서든 상대방의 반응 및 관련 정보를 즉각 확인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는 현대인의 생활패턴과 잘 맞아 떨어졌다. 실제로 소셜데이팅 앱으로 만난 이성과 6개월째 연애 중이라는 이모 씨(26)는 "우연히 스마트폰을 만지다 앱을 깔게 됐다"면서 "점심시간이나 퇴근길 지하철에서 재미삼아 사용하다 인연을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전에는 선배나 친구를 통해 소개팅을 하다 보니 소개팅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가 매우 부담됐었는데, 그런 고민없이 다양한 이성과 접촉하고 상대방의 반응도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어 좋았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상에는 소셜데이팅 어플을 이용해 결혼에 성공했다는 후기도 자주 오르내린다.

국내에서 소셜데이팅 용도로 활용되고 있는 앱으로는 '이음', '정오의 데이트', '이츄'와 같이 매일 일정한 시간에 데이트할 후보를 소개해 주는 앱과 '돛단배'처럼 모르는 상대와 무작위로 랜덤 채팅을 할 수 있는 앱 등이 있다. '하이데어' '1km' 처럼 자신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이성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위치기반 서비스와 동성애자들을 위한 데이팅 앱 '딕쏘' 등도 존재한다. 이들 외에도 다양한 부가기능을 내세운 관련 어플리케이션들이 활발히 등장하고 있는 추세다. 초기에는 상대방을 서로 연결해주고 일정 수수료를 받는 업체들이 대부분이었으나 최근 이들 업체는 이용자가 상대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열람하기 위해, 혹은 자신을 알리기 위해 구매하는 아이템이나 광고 등으로 수익 모델을 확장시켰다.

이중 매일 소개팅 상대가 소개되는 소셜데이팅 앱의 경우, 서비스 이용을 위해 대부분 스마트폰 본인 인증을 하도록 되어있다. 이어 사진, 이름과 나이, 종교와 흡연 여부, 선호하는 데이트 방식 등 상세한 프로필을 입력하고 이틀에서 사흘 정도의 프로필 심사를 거치게 된다. 프로필이 통과되면 어플 내에서 정해진 특정 시간에 "오늘의 인연이 도착했으니 확인해 보라"는 메시지가 1~4건 정도 도착한다. 이 과정에서 상대방의 프로필을 확인할 수 있는데, 마음에 드는 이에게 관심을 표하거나 추가 정보를 열람하려면 1,000원에서 5,000원가량의 돈을 지불해야 한다. 소개받은 상대가 마음에 든다고 표시한 경우, 상대방도 같은 선택을 하면 연락처를 확인할 수 있다.

무작위 채팅 방식이나 위치기반 서비스는 이러한 서비스와 달리 요구하는 정보가 극히 적다. 보통 아이디와 닉네임만 입력하면 가입이 즉시 완료된다. 나머지 프로필은 자신이 원할 경우 작성하면 된다. 이후 자신처럼 앱을 이용하는 누군가에게 무작위로 말을 걸거나 GPS 서비스를 켜두고 자신의 근방에 있는 누군가를 찾아 간단한 프로필을 확인한 뒤 대화를 해 나가는 방식이다. 24시간 동안 마음에 드는 상대에게 대화를 요청할 수 있는 상품은 500원선에서, 누가 내 프로필을 확인했는지 열람할 수 있는 아이템은 1,000원선에서 판매된다.

최근에는 가상 연애나 시뮬레이션 게임 형식을 통해 이상형을 찾도록 한 앱도 등장했다. 가상 연애 소개팅 앱 ‘화인데이즈’에서는 남녀 회원이 TV 예능 ‘우리 결혼했어요’의 주인공처럼 3일간 가상 연인 또는 부부가 되어 주어지는 시나리오에 따라 상대방과 채팅을 하게 된다. 이후 마음에 들면 실명과 연락처를 교환하는 방식이다. 대학생들을 위한 데이팅 앱 ‘길하나사이’는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 형태의 '콕콕콕' 기능을 도입했는데, 앱 상의 도서관, 카페 등 가상 공간을 방문에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관심을 표시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쉽고 빠른 만남에는 그늘도 존재한다. 먼저 소셜데이팅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입력한 신상정보가 악용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입력된 신상 정보를 바탕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접속하는 등 더욱 상세한 인적 사항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누군가 이를 범죄에 이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각 업체들은 때문에 고객의 개인정보가 노출될 경우 경제적 손해 등을 보상하는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하는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반대로 신뢰할 수 없는 이성을 만나거나 성범죄 등 음성적 목적으로 악용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직접 지인을 통해 상대를 만나는 형태가 아니라 개개인이 프로필을 작성해 올리기 때문이다. 업체에 따라 프로필 기재 내용을 엄격히 확인하는 경우도 있지만 검증이 어려운 정보도 있고, 검증 자체를 소홀히 하는 업체도 다수 존재한다. 특히 일부 랜덤채팅 방식이나 위치기반 방식 소셜데이팅 앱의 경우, 대화 시도가 쉬운 만큼 위험부담도 더 따른다. 앱을 이용하는 목적 자체가 가벼울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의 실제 직업이나 나이 등을 속이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얼마 전까지 소셜데이팅을 위해 이용하던 앱을 완전히 삭제했다는 정모(26) 씨는 "자신을 솔로 직장인이라고 밝힌 한 남성과 몇 번 만남을 가졌는데 알고 보니 유부남이었다"고 토로했다. 지난 2012년에는 소셜데이팅 앱에 접속한 청소년을 유인해 강제로 성관계를 맺은 40대 남성이 구속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한 전문가는 “소셜데이팅 서비스를 안전하게 이용하려면 공신력이 높은 업체를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서로의 신원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상태라면 실제로 만남을 가질 때 유동인구가 많으면서 개방적인 장소를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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