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동안 회삿돈을 10억원 가량 횡령해 성형수술을 하거나 명품을 구입하면서 호화생활을 즐긴 3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류모(32·여)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업무상 횡령 혐의로 구속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류씨는 한 중소의류업체의 경리직원으로 일하면서 2009년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5년간 60여차례에 걸쳐 모두 9억6,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류씨는 서류상으로는 거래처에 보내는 척 하면서 실제로는 지인 명의 계좌로 돈을 빼내는 수법을 사용했다.

평소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 홀어머니를 모시고 산 류씨는 회삿돈으로 그간 누려보지 못한 호화생활을 만끼했다. 각종 명품을 사모으고 수천만원을 들여 성형수술을 받았고 취미 생활로는 요트를 즐기기도 했다. 그의 집 장롱에는 이같은 쇼핑에 의한 명품이 가득했다. 또 미혼인 류씨는 남자친구의 대학 등록금을 대신 내주기도 했으며 아는 술집 주인에게 연이율 30%를 받으며 돈을 빌려준 적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류씨가 빼돌린 돈 9억6,000만원 중 술집 사장에게 빌려준 2억원을 제외하면 남은 돈이 한 푼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류씨는 범행이 들통나자 지난달 잠적했다가 복막염으로 성동구 행당동의 한 병원에 입원하면서 이달 19일 경찰에 붙잡혔다.

류씨는 경찰에서 "가난한 형편에 홀어머니를 모시면서 생긴 사채 2,500만원을 갚기 위해 회삿돈에 처음 손을 댔고, 이후로는 스스로를 멈출 수가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