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따르면 류씨는 한 중소의류업체의 경리직원으로 일하면서 2009년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5년간 60여차례에 걸쳐 모두 9억6,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류씨는 서류상으로는 거래처에 보내는 척 하면서 실제로는 지인 명의 계좌로 돈을 빼내는 수법을 사용했다.
평소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 홀어머니를 모시고 산 류씨는 회삿돈으로 그간 누려보지 못한 호화생활을 만끼했다. 각종 명품을 사모으고 수천만원을 들여 성형수술을 받았고 취미 생활로는 요트를 즐기기도 했다. 그의 집 장롱에는 이같은 쇼핑에 의한 명품이 가득했다. 또 미혼인 류씨는 남자친구의 대학 등록금을 대신 내주기도 했으며 아는 술집 주인에게 연이율 30%를 받으며 돈을 빌려준 적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류씨가 빼돌린 돈 9억6,000만원 중 술집 사장에게 빌려준 2억원을 제외하면 남은 돈이 한 푼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류씨는 범행이 들통나자 지난달 잠적했다가 복막염으로 성동구 행당동의 한 병원에 입원하면서 이달 19일 경찰에 붙잡혔다.
류씨는 경찰에서 "가난한 형편에 홀어머니를 모시면서 생긴 사채 2,500만원을 갚기 위해 회삿돈에 처음 손을 댔고, 이후로는 스스로를 멈출 수가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균 기자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