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이민형 기자] 개정 도서정가제가 21일부터 전면 시행되면서 책값이 일제히 상승했다. 온라인 서점에서 쉽게 볼 수 있던 반값 할인 도서도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시행을 하루 앞둔 20일 정가제 시행 전 책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의 접속이 폭증하면서 인터넷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등 온라인 서점의 서버가 수시로 다운됐지만 이날은 한산했다.

이번 개정 도서정가제로 일반 소비자뿐 아니라 매년 새로 책을 구입해야 하는 공공도서관들도 적잖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입찰 공고를 통해 최저가로 신간을 구매해 20~40% 할인된 가격에 들여왔는데 그 길이 막힌 것이다. 이에 일선 도서관들은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서울도서관 관계자는 "평소 구매하던 가격 보다 20% 비싸게 구매하게 되지 않을까 예상 중"이라면서 "최대한 효율적으로 도서를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을 파악 중"이라고 전했다.

매년 연초에 1회 도서를 구입하는 서울도서관은 "예산을 기존보다 올려 신청한 상태"라면서 "아직 예산이 최종 결정이 난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타격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내년 도서구입 예산까지 줄이고 있는 실정이어서 공공도서관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21일 대구시의회가 대구시교육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대구지역 9개 공공도서관의 내년 도서구입 예산은 10억4,600만원으로 올해 14억7,200만원에 비해 28.9%나 줄어들 예정이다. 개정 도서정가제를 적용하면 내년 예산으로 대구 9개 공공도서관에서 구입할 수 있는 도서는 올해 보다 5300여 권이나 줄어들게 된다.

인천 계양도서관의 예산도 올해 2억2,000만원에서 내년 1억2,000만원으로 줄었다. 해당 도서관은 해마다 신간 2만~3만권을 새로 구입했지만 내년에는 신간 구입 비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실제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전국 827개 공공 도서관의 도서 구입 현황을 조사·분석해 발표한 '공공 도서관 도서 구입 개선 방안 연구' 보고서는 "(개정 정가제로) 도서관 정보 서비스의 양적·질적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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