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심증ㆍ심근경색ㆍ부정맥 등 원인… 심정지 후 생존율 4.9%
대한심폐소생협회 "가슴 압박 30회-인공호흡 2회 반복 실시"

50대 남성 A씨가 식당에서 밥을 먹다 갑자기 쓰러졌다. 경동맥을 짚으니 심정지 상태다. 이 남성이 살 수 있는 확률은 얼마나 될까.

급성 심정지로 병원에 입원해 살 수 있는 확률(퇴원 생존율)은 지난해 기준 4.9%에 불과하다. 그나마 2008년(2.5%)이나 2010년(3.3%)보다는 조금 나아진 수치다. 심정지 후 뇌기능이 회복돼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확률은 훨씬 줄어든다. 지난해 기준으로 2.3%밖에 안 된다. 왜 그럴까. 환자를 병원까지 옮기는 시간이 늦어지거나 심폐소생술을 받지 않은 상황에서 병원으로 옮겨지기 때문이다. 목격자가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면 생존율이 세 배 이상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정지 원인은 협심증, 심근경색, 부정맥 등이다. 협심증은 관상동맥에 지방이 쌓여 혈관이 좁아지는 병으로 쥐어짜는 듯한 가슴 통증을 느낀다. 심근경색은 관상동맥이 혈전(피떡)에 의해 완전히 막히는 걸 말한다. 갑작스럽고 극심한 흉통이 30분 이상 지속된다. 부정맥은 심장 박동이 비정상적으로 빨라지거나 늦어지거나 혹은 불규칙해지는 걸 말한다. 부정맥에 걸리면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답답하다. 실신하거나 전신무력감을 느끼기도 한다.

대한심폐소생협회에 따르면 심정지가 발생하면 즉시 119에 신고하고 골든타임(4~5분) 안에 심폐소생술을 실시해야 한다. 깍지를 낀 두 손의 손바닥 뒤꿈치를 가슴 한가운데에 대고 5~6cm 깊이로 30회 정도 눌러줘야 한다. 이후 인공호흡을 2회 실시한다. 이후에는 가슴 압박 30회, 인공호흡 2회를 119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반복한다.

체중을 실어 가슴을 압박함으로써 심장을 자극해야 심폐소생술에 성공할 수 있다. 갈비뼈가 부러질까봐 두려워 흉부를 약하게 압박하면 효과가 없다. 갈비뼈를 부러뜨려도 좋다는 생각으로 흉부를 압박해야 한다. 4~5분 이내에 응급처치를 받지 못하면 뇌손상이 시작돼 소생율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심정지 환자에 대한 심폐소생술은 주저할 필요가 없다. 심폐소생술에 ‘선한 사마리아법(Good Samaritan law)’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응급처치로 발생한 재산상 손해ㆍ상해에는 민ㆍ형사상의 책임을 묻지 않고 사망에 대한 형사 책임도 감면한다. 구급차가 올 때까지 기다리면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으므로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가족이 있다면 심폐소생술을 익혀두는 게 중요하다.

심장질환에 걸리지 않으려면 술을 줄이고 담배를 끊어야 한다. 국이나 반찬은 저염식으로 바꾸고 채소를 충분하게 섭취해야 한다. 운동을 습관화해 적정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22일 심정지로 심폐소생술을 받은 가수 신해철의 경우 다행히 병원 입원한 상태에서 심장이 멈춰 응급처치를 재빨리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해철의 소속사는 부은 장이 심장을 압박해 심정지가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신해철은 장 협착증 수술을 받은 후 지속적으로 가슴과 복부 등에 통증을 호소하다 병원에 입원한 바 있다.

심폐소생술 방법(자료=대한심폐소생협회)

1. 심정지 확인: 먼저 환자의 양쪽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큰 목소리로 “여보세요, 괜찮으세요? 눈 떠 보세요”라고 소리친다. 환자의 몸 움직임, 눈 깜박임, 대답 등으로 반응을 확인하고(심정지 땐 무반응), 동시에 숨을 쉬는지 또는 비정상 호흡을 보이는지 관찰한다(심정지 땐 무호흡 또는 비정상 호흡). 반응이 없더라도 움직임이 있거나 호흡을 하는 경우는 심정지가 아니다.

2. 도움 및 119 신고 요청: 환자의 반응이 없으면 즉시 큰 소리로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경우에는 즉시 스스로 119에 신고한다. 만약 주위에 자동제세동기가 비치돼 있다면 자동제세동기를 함께 요청한다.

3. 가슴압박 30회 시행: 먼저 환자의 가슴 중앙에 깍지 낀 두 손의 손바닥 뒤꿈치를 댄다. 손가락이 가슴에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양팔을 쭉 편 상태에서 체중을 실어서 환자의 몸과 수직이 되도록 가슴을 압박한다. 가슴 압박은 성인에서 분당 100~120회의 속도와 가슴이 5~6cm 깊이로 눌릴 정도로 강하고 빠르게 압박한다. 또한 ‘하나’ ‘둘’ ‘셋… ‘서른’ 식으로 세어가면서 시행하며, 압박된 가슴은 완전히 이완되도록 한다.

4. 인공호흡 2회 시행: 인공호흡을 시행하려면 먼저 환자의 머리를 젖히고 턱을 들어 올려서 환자의 기도를 개방시킨다. 머리를 젖혔던 손의 엄지와 검지로 환자의 코를 잡아서 막고, 입을 크게 벌려 환자의 입을 완전히 막은 뒤에 가슴이 올라올 정도로 1초 동안 숨을 불어넣는다. 숨을 불어넣을 때에는 환자의 가슴이 부풀어 오르는지 눈으로 확인한다. 숨을 불어넣은 후에는 입을 떼고 코도 놓아줘서 공기가 배출되도록 한다. 인공호흡 방법을 모르거나 꺼려지는 경우에는 인공호흡을 제외하고 지속적으로 가슴압박만을 시행한다(가슴압박 소생술).

5. 가슴 압박과 인공호흡의 반복: 이후에는 30회의 가슴 압박과 2회의 인공호흡을 119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반복해서 시행한다. 다른 구조자가 있는 경우에는 한 구조자는 가슴 압박을, 다른 구조자는 인공호흡을 맡아서 시행한다. 심폐소생술 5주기(30:2 가슴 압박과 인공호흡 5회)를 시행한 뒤에 서로 역할을 교대한다.

6. 회복 자세: 가슴압박과 인공호흡을 계속 반복하던 중에 환자가 소리를 내거나 움직이면, 호흡도 회복됐는지 확인한다. 호흡이 회복됐으면, 환자를 옆으로 돌려 눕혀 기도(숨길)가 막히는 것을 예방한다. 그 후 계속 움직이고 호흡을 하는지 관찰한다. 환자의 반응과 정상적인 호흡이 없어지면 심정지가 재발한 것이므로 가슴 압박과 인공호흡을 즉시 다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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