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친박계 인사인 신동철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고 최필립 전 정수장학회 이사장의 장남이자 중앙일간지 기자인 최모씨를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사실이 21일 뒤늦게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은 “최씨가 허위 사실을 퍼뜨려 명예가 훼손됐다며 최근 신 비서관이 고소장을 제출함에 따라 최씨를 피고소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신 비서관은 고소장에서 자신이 이석채 전 KT회장과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 등에게 인사 압력을 행사했다는 허위 사실을 최씨가 주변 사람들에게 퍼뜨렸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해 8월 초 한 시사주간지는 신 비서관의 인사외압 의혹을 다루는 기사를 인터넷에 게재하면서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팀이 신 비서관에 대해 고강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 비서관은 언론 보도 후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1팀에 기사를 작성한 취재기자 3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검찰과 경찰의 수사 대상에는 기사를 작성한 시사주간지 기자 외에 의혹을 전달하는 과정에 관여한 일반인들도 여러 명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공직기강팀의 조사가 없었던 점 등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보고 신 비서관의 인사개입 의혹을 최씨에게서 들었다는 관련자의 진술을 근거로 최근 최씨에게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최씨가 출석하지 않으면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고, 신 비서관은 최씨를 직접 고소했다.

신 비서관은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현 여의도연구원) 부소장을 지냈고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캠프 여론조사단장을 맡아 박 대통령의 당선에 기여했다. 현 정부 출범 때부터 국민소통비서관을 맡아 국정에 참여했다. 지난해 9월 작고한 최필립 전 정수장학회 이사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의전비서관과 공보비서관을 지냈고 2005년부터는 박근혜 대통령의 뒤를 이어 정수장학회 이사장직을 맡았다.

정치권에서는 신 비서관이 최 전 이사장의 장남을 고소하면서 친박 인사 간 갈등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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