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교수 "누군가를 욕하는 게 목적… 걸리면 무조건 댓글로 공격"

MBC가 이미 ‘스페셜-타블로, 스탠포드에 가다’를 방영해 타블로 학력 루머에 대한 종지부를 찍었음에도 ‘타진요’ 회원들은 여전했다. (사진='타진요' 카페 캡쳐.)
끈질기다. 이쯤 되면 쇠심줄이라고 할 만하다.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 얘기다. 그룹 에픽하이의 신곡 'born hater' 가사가 화제다. '타진요'를 언급한 때문이다. 에픽하이는 'born hater'에서 '바지 벗고 시원하게 깔려면 까. 타진요도 귀여워'라고 노래했다. 타블로와 관련한 악성 루머를 퍼뜨린 데 대한 날선 독설인 셈이다.

에픽하이의 독설에 '타진요' 회원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을까. MBC가 이미 '스페셜-타블로, 스탠포드에 가다'를 방영해 타블로 학력 루머에 대한 종지부를 찍었음에도 '타진요' 회원들은 여전했다. "진실을 알고 싶은 누리꾼들이 객관적 자료를 바탕으로 정당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면서 타블로 학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 회원은 타블로에 대해 "거짓말 유전자를 이어받은 것 같다"면서 타블로의 부모가 '원흉'이라고 주장했다. 타블로가 어떤 거짓말을 했는지, 어떤 거짓말로 물의를 일으켰는지 근거는 제시하지 않고 타블로 부모까지 모독한 셈이다.

또 다른 회원이 '타진요도 귀여워. I'm truing to love ya'의 가사에 대해 "허세가 쩐다. 학력과 관계된 엉터리 발언에 대한 해명과 사과나 하라"고 하자 회원들은 "그냥 신경 끄자. 가사가 너무 천하다" "열 받게 만든다. 이쯤 되면 자기가 진짜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단계인가?" "이제 조용하니 확실히 굳히기 들어가도 되겠다는 생각인가 보다. 허언증이 자기최면에 빠져 진실인 줄 아는 모양이다" "인용해서 비아냥거린 게 아니라 진짜 가사 중에 저런 글귀가 있다"라고 반응했다. 상당수 회원은 타블로를 '타병X'이라고 지칭하며 비하했다.

타블로가 스탠포드대를 졸업한 사실을 확인한 검찰은 타블로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타진요' 회원 18명에 대해 불구속기소, 기소중지, 기소유예 등의 처분을 내린 바 있다. 타의(?)에 의해 잠깐 휴식기를 가진 '타진요' 회원들은 에픽하이 신곡 발표를 계기로 제2의 '마녀 사냥'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대체 왜 이들은 이토록 타블로를 미워하는 것일까.

이수정 경기대학교 일반대학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그들('타진요' 회원)은 욕을 먹는 대상이 누구인지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애당초 누군가를 지목해 욕하는 것이 목적인 사람들이자 불만 표출을 인터넷 공간에서 상습적으로 해왔던 사람들"이라며 "목표물이 누구인지는 (그들에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누구라도 걸리면 댓글을 다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그는 "현실에 불만을 갖고 있는 세력이라고도 볼 수 있다"면서 "보수냐 진보냐의 정치적 성향의 문제가 아니라 그저 불만을 인터넷에 표출하는 습성을 지닌 자들이 존재하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이 같은 움직임을 막을 수는 없는 걸까. 이 교수는 "막아야 하는지도 고민을 해 볼 문제지만 현실적으로 사전에 막는다는 건 불가능하다"면서 "요즘은 표현의 자유가 있으니 사전 검열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은 검증되는 문제인 만큼 자정되도록 스스로 노력을 하는 동시에 ('마녀 사냥'을 당하는) 개인의 고통을 줄여줄 수 있도록 법적인 처리 시간을 줄이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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