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이 아파트에서 투신 자살하면서 유서에 학교 친구들로부터 폭행을 당해 괴로웠다는 글을 남겨 경찰이 2일 본격 수사에 나섰다. 1일 오전 6시쯤 울산시 북구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 경주 모 고교 1학년 김모(17)양이 숨져 있는 것을 경비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이 아파트 10층에 사는 김양의 방에서 유서가 발견된 점으로 미뤄 김양이 스스로 뛰어내려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유서에 학교폭력이 자살의 주 원인으로 적혀 있다는 부분이다. 김양은 ‘유서(애들)’라고 남긴 글에서 학교 폭력을 당한 사실을 폭로했다. 폭력을 가한 친구 3명을 언급하면서 ‘너희 때문에 많이 힘들고 울었던 게 이제 없어질 것 같다’고 썼다. 또 ‘주먹이라서 그런지 오늘 아침에 숨쉬기가 많이 힘들더라’, ‘나를 때리려고 부른 거야’, ‘은근슬쩍 머리 넘겨주는 척하면서 때리고’, ‘너 때문에 우울증 걸리는 줄 알았어’ 등 폭행 피해 사실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다.

김양은 이어 ‘1학년 애들 상담해보면 너 신고 진짜 많을걸. 애들 상처주지 마 다 너한테 돌아오게 돼 있어’라고 적어 다른 피해 학생들이 있다는 것을 암시했다. 경찰은 일단 유서를 토대로 학교 폭력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일단 수사를 해봐야 학교 폭력 여부를 가릴 수 있을 것 같다”며 “학생들 사건이라서 조심스럽게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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