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이상계 박사 "먹이 조건 등 바뀌면 군집형으로 바뀌어"

농촌진흥청은 최근 전남 해남에 나타난 풀무치 떼에 대한 기본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작물보호과 이상계 박사는 1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풀무치는 혼자 다니는 고독형이지만 먹이 조건이나 환경이 달라지거나 위협을 느끼면 집단행동을 하는 형태로 바뀐다. 아프리카 같은 곳에서도 가뭄이 오거면 먹을 걸 찾아 집단으로 수십억 마리씩 날아다닌다. 원래 메뚜기류가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고독형인 풀무치가 생태에 적응하기 위해 습성이 바뀐 것 같다"면서 "무시충(날개가 없는 곤충)인 진딧물이 먹이 조건이 안 좋아지거나 날씨가 추워지면 날개가 생기는 유시충으로 바뀌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말했다.

이 박사는 "해남의 경우 풀무치 먹이가 개체수보다 적어졌거나 환경 요인이 갑작스럽게 변화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내년에는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박사는 "풀무치가 왜 해남에서 군집형으로 바뀌었는지, 풀무치의 생리 변화에 어떤 요인이 영향을 줬는지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연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박사는 "농민들이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물질이나 식물 추출물로 만든 친환경 농약으로 풀무치를 효과적으로 방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풀무치가 약제에 상당히 약하다"면서 "농민들에게 들으니 친환경 농약이 90%에 이르는 풀무치 방제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벼보다는 기장 등에 피해가 많았다. 벼에 큰 피해를 입히기 전에 약제를 뿌린 것 같다. 어제까지(8월31일까지) 3차 방제를 했다고 하는데 거의 방제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전남 해남군 산이면 덕호마을 일대 논 5㏊와 친환경 간척농지 20㏊에서 수십억 마리로 추정되는 0.5∼4㎝ 길이의 풀무치 떼가 나타나 기장과 벼를 갉아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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