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이준석 선장이 여전히 참사 책임을 다른 승무원에게 돌리거나 민감한 질문은 관행이었다고 얼버무려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 선장은 29일 광주지법 형사 13부(임정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청해진해운 임직원과 우련통운 등 관계자 11명에 대한 5회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동문서답 식으로 증언으로 일관했다.

이 선장은 “최종 책임은 선장에게 있지만 고박이나 적재 담당은 일등 항해사이기 때문에 ‘다 잘됐다’는 보고만 받고 출항했다”고 말했다. 사고 지점이 위험 해역인데도 조타실을 떠나 침실로 간 이유를 변호인이 묻자 이 선장은 “맹골수도는 협수로가 맞지만 사고가 난 곳은 폭이 6마일, 즉 11킬로미터 정도 되는 구간으로 상당히 넓은 해역”이라며 “항해사(삼등 항해사)가 무난히 잘할 것으로 믿었다”고 둘러댔다. 또 ‘출항 전 화물·구명설비 등 상황을 확인하기는 했느냐’는 질문에 “다른 건 눈으로 확인했고 화물은 일등 항해사 담당”이라고 증언하는 등 중요한 책임을 모두 부하직원에게 돌렸다.

이밖에 세월호 출항 전 안전점검 보고표가 허술하게 작성된 경위를 묻는 검사의 질문에도 “관행적으로 했던 것”이라고 답하면서 “난 나이가 많고 촉탁직이기 때문에 교대선장(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 선장은 과적을 거부하거나 시설 개선요구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은 이유, 출항 당시 평형수나 화물적재량 등 선장의 책임과 관련한 민감한 질문에는 말을 더듬거리며 엉뚱한 답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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