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족과 김영오씨가 박 대통령에게 사과하면 나도 사과"

사진=이산 페이스북
뮤지컬 배우 이산이 세월호 참사 유가족 측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과하면 자신도 유가족에게 용서를 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산은 세월호 참사로 사망한 고 김유민양의 아버지 김영오씨에게 "단식하다 죽어라"고 막말을 퍼부은 바 있다.

이산은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박근혜) 대통령께 '너 같으면 잠이 와?'라고 한 유가족분, 대통령께 먼저 사과하라. 그럼 저도 당신(김영오씨)께 사과하겠다"고 말했다.

이산은 "김영오씨! 한민족 최초로 최고통수권자 앞에서 쌍욕한 당신이 대통령께 먼저 사과하면 당신께 사과하겠다. 김재규도 박정희 대통령을 시해하면서 당신처럼 육두문자는 쓰지 않았다. 제가 투표한 정치적 신념의 지도자가 전 국민이 보는 TV로 능욕되는 장면을 본, 투표권자의 모멸감에 대해 사과하라"고 밝혔다.

김씨는 세월호 참사 직후 전남 진도군 팽목항을 방문한 박 대통령 앞에서 "책임자 바꾸라고. 씨X 내가 다 받아버려"라고 고함을 지른 바 있다.

이산은 배우 문성근에게 욕을 한 까닭도 밝혔다. 이산은 "문성근 선배 한때 가장 존경했다. 최고의 배우니까. 선배에게 육두문자를 쓴 건 정치적 수사였다. 하지만 인간의 정치적 욕망이 뭔지 선배와 저를 반대방향에서 보도록 만들었다.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배우는 세상의 객관자요 심판자여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선배도 '셰익스피어의 광대들'을 기억하지 않나? 그런 점에서 배우로서 사사로운 정치적 신념을 드러낸 저의 무례함의 대가,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이산은 지난해 문성근을 향해 "연극인으로 한 마디 하고 싶다. 문성근 XXX 넌 내 눈에 띄면 죽여버린다 XXX야"라고 육두문자를 날린 바 있다.

이산은 "불과 보름 전 49재 치르며 친형을 떠나보냈다. 형은 죽은 지 열흘여 만에 발견됐다. 비명횡사였다. 형의 얼굴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패돼 있었다. 전 국가에 책임지라고 하지 않았다"면서 "부모의 죽음, 자식의 죽음, 형제의 죽음, 모두 가족인데 아픔의 크기가 다른가?"라고 물었다.

그는 5년 전 부모를 차례로 여의고 형까지 잃은 뒤 공황장애를 앓게 됐다면서 "쌓이고 쌓여서 배우로서의 본분을 망각하고 극단적 폭언을 한 점은 넓은 아량으로 용서해 주시기 바란다"면서 "저는 배우이기 이전에 대한민국이 하나가 되길 늘 간절히 바라는 국민이다. 세월호의 진실, 당연히 밝혀져야 한다. 그러나 방법에 대한 국민들의 견해가 너무 다르다. 부디 세월호 정국이 돌파구를 찾아 합의돼 국민 모두가 행복한 결말이 되길 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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