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YTN 방송화면 캡처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이 22일 음란행위에 대한 경찰의 수사결과를 인정했다. CCTV에 찍힌 영상이 확인되자 스스로 항복선언을 한 것이다. CCTV에 촬영된 영상을 통해 사건 당일 김 전 지검장의 행적을 재구성했다.

12일 오후 6시 김 전 지검장은 업무를 마치고 운전기사와 함께 제주시 관사로 돌아왔다. 오후 7시 40분쯤 관사를 나온 김 전 지검장은 북쪽으로 약 3㎞ 떨어진 음식점으로 40∼50분가량 걸어서 이동해 저녁식사를 했다. 오후 8시 50분쯤 음식값을 지불하고 나온 뒤부터 김 전 지검장의 행적은 1시간가량 묘연하다.

그러다 오후10시쯤 김 전 지검장은 사건 현장인 제주시 중앙로(옛 제주시 이도2동) 모 음식점 길 건너편 남쪽으로 약 100여m 떨어진 곳에 모습을 보인다. 이는 모 여자고등학교 인근 건물에 설치된 CCTV 영상에 나와 있다. 초록색 상의와 베이지색 바지를 입은 김 전 지검장은 건물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으로 올라간 뒤 다시 계단을 타고 내려와 밖으로 빠져나갔다.

이어 1∼2분 뒤 맞은편 오토바이 가게 옆을 뛰어가더니 이후 10시10분쯤 상가 1층 실내 CCTV 영상에 나온다. 10시 11분쯤 그는 젊은 여성 2명이 건물에 들어오고 나서 바로 뒤따라 들어선다. 영상에는 여성들이 복도 끝 화장실에 들어가려다가 문이 잠긴 것을 확인하고 돌아서자 김 전 지검장은 이들을 스쳐 지나서 반대편 다른 출입구를 통해 밖으로 나간다. 그는 건물 밖으로 나온 뒤 4초 동안 여성들이 있는 건물 안쪽을 뒤돌아 봤다.

다시 1시간여 김 전 지검장의 행적은 드러난 게 없다. 하지만 밤 11시 32분쯤 최초 목격된 음식점 맞은편 건물의 CCTV에 신체 주요 부위를 드러낸 채 음란행위를 하는 모습이 찍혔다. 이후 그는 20분간 7차선 대도로변을 무단횡단하며 음식점 앞에서 2차례, 맞은편 건물에서 3차례 등 2곳에서 모두 5차례 음란행위를 한 것으로 나온다. 여자고등학교와 상가 인근에서 승용차와 버스, 사람들이 지나다니는데도 개의치 않고 대로변을 향하거나 또는 도로를 등지고 음란행위를 했다. 무리를 지어 사람들이 다니고 있는 대로변에서 음란행위를 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집에 돌아가던 여고생 A(18)양이 우연히 목격하게 됐고 오후 11시 58분쯤 112에 전화를 걸어 "어떤 아저씨가 자위행위를 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제주동부경찰서 오라지구대 소속 김모 경위 등 2명이 바로 순찰차를 타고 출동했고, 분식점 앞 테이블에 앉았던 한 남성(김 전 지검장)은 순찰차가 다가가자 자리를 뜨면서 빠르게 옆 골목길로 10여m 이동했다. 경찰은 이를 용의자가 도주하는 것으로 판단, 남성을 붙잡아 음란행위를 한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13일 오전 0시 45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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