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인사시스템이 수술대에 오를 전망이다. 최근들어 경찰인사비리에 대한 의혹이 제기된 데 이어 지난 21일에는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강신명 경찰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경찰 승진 등 인사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경찰 주변에서는 “강 후보자가 경찰 인사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개혁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여야 의원들은 이날 청문회에서 경찰 인사 문제를 집중 파고들었다. 새누리당 김장실 의원은 “경찰의 청렴도가 3년째 중앙기관 중에 꼴찌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면서 “조직의 기강을 바로 세우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라며 인사 시스템의 개혁을 요구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민기 의원도 “강 후보자를 포함해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경찰들은 초고속 승진을 한다”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이는 청와대에 가는 것이 곧 승진이기 때문에 청와대에 가는 단계에서 '전쟁'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강 후보자는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그동안 (조직이) 너무나 계급 중심이었기 때문에 앞으로 현장중심 조직으로 변할 수 있도록 교육을 강화하고, 업무와 승진이 연계되는 인사제도정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인사개혁을 암시했다.

지난 18일 모 라디오 방송을 통해 전직 경찰관의 증언이 나와 논란이 일었다. 증언을 한 인물은 전경수 대한민국 무궁화클럽 회장이다. 무궁화클럽은 전현직 경찰관 모임이다. 지난 14일 광주지방경찰청 소속의 한 경감이 경찰조직의 인사부조리를 고발하는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이뤄진 증언이다. 방송에서 전 회장은 “그게 어제오늘 일이 아니고, 경찰뿐만 아니라 일반 공무원 사회도 마찬가지”라며 “지참금이라고 했지만 승진은 동료들을 짓밟는 무한경쟁 아니냐. 그래서 지참금이라기보다는 한 단계 더 올라가서는 비용이라고 봐야 된다. 결정권자를 움직일 수 있는, 권력을 동원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 보면 적잖게 큰돈이 들어간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경찰은 워낙 출신 경로가 다양한 탓에 말단 순경에서 올라온 사람들은 아예 경감 이상은 올라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인사부패는 경찰서장이 되는 전 단계 계급인 경감, 경정에서 심각하며 이른바 ‘별’로 불리는 경무관을 올라가기 위한 총경 부분에서도 정도가 과하다고 한다. 보통 총경과 경정이 승진하려면 최하가 보통 들어보면 한 1억원에서 2억원까지 들어간다는 게 전 회장의 주장이다. 1억~2억원의 승진 비용이 든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전문가들은 “전체가 다 그렇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어쨌든 인사부패가 적지 않은 것은 사실이기에 어떤 식으로라도 시스템의 변화를 줄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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