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보다 지나치게 저렴한 주유소 의심하세요

한국석유관리원에 따르면 가짜 석유 신고 사례도 매년 1,000여 건 이상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한국석유관리원 제공)
얼마 전 A씨는 고속도로에서 아찔한 경험을 했다. 시속 100km로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갑자기 시동이 꺼진 것이다. 평소 소음이나 매연이 심해 이상하게 여겨왔는데, 결국 사단이 난 것이다. 정비소에서 자동차 상태를 확인한 결과 부품이 타버린 상태였다. 석유관리원 조사 결과 A씨 차에 주유된 석유가 가짜인 것으로 판명났다.

지난 2009년부터 5년간 가짜 석유를 파는 주유소나 불법 제조사들이 적발된 사례는 전국적으로 800건이 훌쩍 넘는다. 국내 소비자 10명 중 8명이 정품·정량 주유를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유소에 대한 신뢰도 상당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5월과 6월 사이 서울 지역 자가운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정품·정량 주유를 의심를 의심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가 79.3%(793명)에 이르렀다고 21일 밝혔다. 실제 가짜 석유 주유로 피해를 입은 소비자는 9.4%(94명)나 됐는데, 이들 중 60.6%(57명)는 자동차에 고장이나 문제가 발생하며 피해 사실을 알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석유관리원에 따르면 가짜 석유 신고 사례도 매년 1,000여 건 이상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부터 지난 5년 동안 접수된 가짜 석유 신고 건수는 총 7,494건에 달했다. 지난해에만 1,602건이 접수돼 전년(1,339건)보다 19.6%가 증가했다. 가짜 석유 신고(7,494건) 중에서 11.1%(832건)는 실제 가짜 석유로 확인됐다. 가짜 석유가 정품보다 이윤이 평균 7배나 많아 업자들이 유혹을 끊질 못하는 것이다.

한국소비자원 김대중 서울지원 차장은 "주변 주유소에 비해 지나치게 저렴한 주유소는 주의하는 게 좋고, 정량 미달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주유할 때 5만원, 7만원 등의 만 원 단위보다 5만5,000원, 6만5,000원 등 천 원 단위로 주유하는 것이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길"이라고 전했다.

이어 "주유 후 연비가 떨어지거나 소음, 매연이 심해지고 성능 저하가 나타난다면 가짜 석유 주유를 의심할 필요가 있다"면서 "주유 후 가짜 석유나 정량 미달 판매가 의심되면 한국석유관리원(1588-5166)으로 신고해 상담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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