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토사 쏟아져 주택·농경지 침수…도로·가드레일 파손

경북 영천 괴연저수지의 둑이 일부 무너져 농경지와 주택이 침수됐다.

영천시는 3개 동의 주민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21일 오전 9시께 영천시 괴연동 괴연저수지에서 물넘이(여수토)와 주변부 둑 30m가 무너졌다.

물넘이는 저수지의 수위를 조절하기 위해 둑 한쪽에 설치된 콘크리트 구조물이다.

이 사고로 흙과 저수지의 물이 쏟아져 나와 하류지역 마을과 농경지를 덮쳤다.

최초 신고자인 주민 임태화(55)씨는 "포도 작업을 위해 집을 나서는데 저멀리 밭 위에서 파도처럼 물이 넘쳐 들어왔다"고 말했다.

신고를 받은 영천시 관계자는 대피 방송을 했다고 전했다.

사고 직후 저수지 인근의 괴연동, 채신동, 본촌동 주민 500여명이 긴급 대피했다가 물이 빠진 후 집으로 돌아갔다.

주민 임경자(54·여)씨는 "순식간에 집안으로 들어온 물이 가슴 높이까지 찼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물와 흙이 쏟아져 나오면서 저수지 하류지역에 있는 주택 2채가 물에 잠기는 피해가 났다.

또 포도밭과 옥수수밭 등의 농경지 약 0.5㏊가 침수됐고, 100m 길이의 수로 옹벽, 도로, 가드레일 등이 파손됐다.

괴연저수지는 1945년 축조됐고 둑 길이가 160m, 높이가 5.5m다. 저수량은 6만1천㎥이고, 안전진단 B등급을 받았다.

영천지역에는 지난 17일부터 21일까지 227.8㎜ 비가 내렸다.

특히 저수지가 무너지기 전까지 3시간 사이에 약 65㎜의 비가 한꺼번에 내렸다.

이에 따라 비가 오기 전에 46%에 머물던 괴연저수지의 저수율은 21일 90%를 기록했다.

김종수 영천부시장은 "A등급의 저수지라도 비가 한꺼번에 오면 무너질 수 있다"며 "민원에 따라 올해 추가경정예산을 세워서 괴연저수지의 보수가 필요한지 점검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영천시와 소방당국은 피해 현황을 파악하는 한편 인력과 장비를 동원해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저수지의 수압을 견디지 못해 붕괴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저수지 안전관리책임자를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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