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뉴스의료봉사회 이달 가나ㆍ코트디부아르로 출국

네티즌 "국가가 막아야 하는 거 아닌가" 불안 호소

정부 "우리도 걱정스럽지만 강제로 막을 수는 없다"

굿뉴스의료봉사회가 서아프리카 지역으로 의료봉사를 떠나는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다. (사진=굿뉴스의료봉사회 홈페이지 캡쳐.)
국내 한 의료봉사 단체가 서아프리카 지역으로 의료봉사를 떠나는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다. 현재 서아프리카에서는 죽음의 바이러스로 알려진 ‘에볼라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최근 온라인커뮤니티 게시판에 “우리나라 의료봉사단이 에볼라 바이러스 지역으로 봉사를 간답니다. 이런 건 국가 차원에서 막아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라는 네티즌 글이 올라왔다. 확인 결과 이 네티즌이 말한 단체는 2008년 설립돼 매년 해외의료봉사를 진행하는 ‘굿뉴스의료봉사회’로 밝혀졌다. 이 단체는 올해 의료봉사지로 케냐, 탄자니아, 가나, 코트디부아르를 선정했다. 문제는 이들 나라 중 가나와 코트디부아르가 에볼라 바이러스 최대 피해지인 기니처럼 서아프리카라에 위치해 있다는 사실이다.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치사율이 최대 90%에 달한다. 예방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감염되면 별다른 치료 방법이 없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3월 이후 서아프리카 지역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기니, 나이지리아에서만 730여 명이 에볼라 바이러스로 숨졌다. 감염자는 1,300여 명에 달한다. 특히 최근 서아프리카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미국인 2명이 감염되면서 미국 정부는 자국 평화봉사단 전원을 철수시키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굿뉴스의료봉사회가 오는 6일과 8일 각각 코트디부아르와 가나로 출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의 우려가 폭발한 것이다.

질병관리본부 검역지원과 역시 우려를 표했다. 윤승기 과장은 “아주 특별한 행사가 아니라면 가지 않는 게 좋다고 말하고 싶다”며 “걱정이다”고 말했다. 윤 과장은 “서아프리카는 좁기 때문에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기니, 나이지라아의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가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에 충분히 갔을 수 있다”면서 “현지에선 모임이나 시위를 모두 취소하고 장례식에서 시체도 만지지 말라고 할 정도다”고 말했다.

그는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가 나온) 4개 나라에 방문하면 귀국 후 잠복기인 20여일간 추적 조사를 한다. 그러나 인근 나라는 그렇게까진 하지 못한다”면서 “현지에서 예방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해도 쉽지 않은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 과장에 따르면 에볼라 바이러스 잠복기는 2~20일이다. 일주일가량 현지에 체류하는 봉사단의 경우 별 증상 없이 입국했다 추후 발병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봉사단의 서아프리카 방문을 적극적으로 막을 순 없는 걸까? 윤 과장은 “손해배상 문제 때문에 방문을 금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 여행자의 경우 우리가 적극적으로 가지 말라고 설득이라도 할 수 있다. 그런데 단체는 다르다”며 “우리 때문에 예약을 취소했다면서 손해를 물어달라고 할 수도 있다. 그래서 딱 잘라 가지 말라고 못한다”고 했다. 윤 과장은 “에볼라 바이러스는 체액이나 혈액 접촉으로 감염된다. B형 감염이나 에이즈와 경로가 같다”면서 “현지에서 감염돼 돌아오면 가족들이 가장 먼저 감염된다”고 했다.

외교통상부 입장도 다르지 않았다. 하위영 재외국민 보호과장은 “우리에게 방문을 막을 수 있는 법적 권한이 없다”고 했다. 하 과장은 “코트디부아르는 기니와 인접한 지역이다. 우리가 여행경보를 인근으로까지 확대하는 걸 검토 중인 만큼 굿뉴스의료봉사회에 연락해 자제를 요청했다”면서 “이렇게 권고하는 것 외에 강제로 막을 방법은 없다”고 했다.

굿뉴스의료봉사회 관계자는 “오늘(1일) 케냐로 출국하는 의료봉사단의 일정을 돕느라 인터뷰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기자가 “가나와 코트디부아르의 방문을 취소하지 않았나”라고 묻자 “가나는 아직 취소되지 않았다. 코트디부아르의 경우 학생들의 방문은 취소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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