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경기 포천의 고무통에서 시신 2구가 발견되고 8세 아이가 혼자 방안에 남아있던 엽기적인 사건에 대한 의문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 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50대 여성이 1일 검거됐지만 두 남성과의 관계나 살인 이유, 자연사 여부 등 오히려 궁금한 점이 더 늘어나고 있다.

경찰은 1일 오전 11시 20분쯤 경기도 소흘읍 송우리의 한 섬유공장 컨테이너 기숙사에서 살인 용의자인 이모(50·여)씨를 검거했다. 이 공장은 이씨 지인이 다니는 공장으로 알려졌다. 시신이 발견된 지 3일 만이고, 이씨가 잠적한 지 2일 만이다. 경찰조사에서 이씨는 “시신 2구는 남편과 내연남이다”이라며 “단독 범행이었지만 남편은 자연사이고, 내연남과는 다투다 살해했다”고 범행을 시인했다.

경찰은 이씨와 함께 있던 스리랑카 출신 남성도 임의 동행했다. 검거 당시 이 남성은 기숙사 부엌에 숨어 있었으며 이씨의 휴대전화 통화 내용에 자주 등장한 인물로 이씨와 각별한 사이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은 이 남성에 대해 범인은닉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씨는 빨간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고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 폐쇄회로(CCTV)에 찍힌 마지막 모습과 같은 복장이다. 경찰은 현재 이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와 방법, 공범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9시 40분쯤 포천시내 한 빌라에서 작은방 고무통에서 박씨와 남성 등 시신 2구가 발견된 것과 관련, 유력한 살인 용의자로 경찰의 추적을 받아왔다. 시신은 뚜껑이 덥혀진 높이 80cm, 지름 84cm의 고무통 안에서 발견됐다. 아래쪽 시신 1구는 이씨의 남편 박모(51)씨로 밝혀졌고 또 다른 시신 1구는 50대 한국인 남성으로 추정된다. 시신은 부패 상태로 미뤄 2주 이상 된 것으로 보이며 시신의 얼굴에 랩이 씌워져 있고 1구의 목에는 스카프가 감겨져 있었다. 또 시신 2구의 부패 정도가 다른 점을 보며 이씨는 두 사람을 시간을 두고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정황 때문에 치정관계가 얽혀 있는 것이란 추측이 제기된다. 이씨와 ‘부적절한 관계’이던 50대 남성이 이씨와 함께 먼저 남편을 죽이고, 이후 이씨가 또 다른 애인인 스리랑카 남성과 함께 이 남성을 죽인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남편의 사망으로 얻게 될 유산을 노려 내연남과 1차 범행을 한 뒤, 현재의 애인인 스리랑카 남성과 함께 이 남성을 살해했을 가능성이다. 또는 현재의 스리랑카 남성과 함께 남편 박씨와 50대 내연남을 차례로 살해했을 가능성도 있다. 새로운 내연관계로 발전하면서 이전 동거남을 살해한 치정극일 가능성이다. 그러나 이씨는 “내연남은 돈을 요구해 단독으로 살해했고 남편은 자연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집 안방에서 발견된 8세 아이도 아버지가 불분명하다. 경찰은 숨진 박씨의 아들에 대한 조사에서 “이 아이는 나와 친형제가 아니다”란 진술을 확보했다. 이씨와 내연남의 아이인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기숙사에 함께 있던 스리랑카 출신 남성도 함께 조사하고 있다. 이씨와 전화 통화를 자주 했던 남성으로 이 사건의 의문점을 풀 수 있는 열쇠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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