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주에서 비브리오 블니피쿠스(V. vulnificus)균에 감염된 괴저병 환자가 속출해 보건 당국이 비상에 걸렸다. 일명 '살 파먹는 박테리아'라고도 불리는 비브리오균은 오염된 어패류를 날로 먹거나 해수에 상처가 노출될 경우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30일(현지시간) 플로리다 보건부에 따르면 올해만 플로리다에 총 11건의 비브리오균 감염 사례가 보고됐으며, 이 중 3명이 사망했다. 비브리오균은 특히 마이애미 등 연중 고온 다습한 남부 연안의 늪지대 라군(lagoon)에 집중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지역에는 여름에 수천 명의 한국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비브리오균에 감염된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매년 20~40명의 환자가 발생한다. 올해는 지난 29일까지 경남·전북 등지에서 확진 환자 4명, 의심 환자 5명이 발생했다. 지난 15일 인천에서도 생선회를 먹고 복통 증세를 보인 40대 여성이 3일 만에 숨졌는데, 해당 여성도 비브리오균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돼 현재 정밀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비브리오균에 감염되면 일반적으로 오한, 발열 등이나 식중독 증세가 나타나지만, 면역력이 약한 사람 및 만성 질환자는 손발을 중심으로 살이 썩는 괴사가 진행돼 죽음에 이를 수 있다. 치사율은 약 50%에 이른다.

질병관리본부는 "해수 온도가 높은 5월과 9월 사이 여름철에 비브리오균의 증식이 왕성하다"면서 "피부 질환자는 입욕을 자제하고, 굴과 조개 등 어패류는 반드시 흐르는 수돗물에 씻어 익혀 먹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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