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연령 12.8세… 성 관련 질환 위험도 증가

한국 10대 청소년들의 첫 성관계 경험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자료사진
한국 10대 청소년들의 첫 성관계 경험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첫 성경험 연령은 2005년 13.6세로 조사된 이후 8년간 13.6~13.9세 사이를 오르내리다 지난해 13세 아래로 내려갔다. 청소년들의 성경험 비율도 남학생 7.4%, 여학생 3.1%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 성경험으로 인해 성 관련 질환을 앓은 청소년(남학생 8.4%, 여학생 11.1%)도 늘고 있어 청소년기 성 건강관리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2013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10대 청소년들 중 성경험이 있는 학생들의 평균 연령은 12.8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 남학생은 12.7세, 여학생은 13.0세다. 한국 청소년들의 첫 성경험이 평균 초등학교 5~6학년때 이뤄지는 걸 의미한다. 특히 여학생들은 초경 시작 연령이 11.7세인 점을 감안하면 초경을 한 지 2년 이내에 첫 성경험을 하는 것이다.

중학교 1학년 학생의 중학교 입학 전 성관계 경험률도 2012년 1.5%에서 2013년 3.3%로 1.8% 증가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른 성경험은 성 관련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 성경험이 있는 10대 여학생 중 약 10명 중 1명 이상(11.1%)은 성 관련 질환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성생활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질환은 임질과 매독, 인유두종바이러스(HPV)의 감염 등이다. 특히 청소년들은 낮은 성 건강관리 정보로 인해 질병에 걸려도 방치하는 경우도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박수경 산부인과 전문의는 "이른 나이의 성경험은 다수의 파트너와의 성생활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성 관련 질환 위험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청소년기부터 성 건강관리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0대들의 성 건강관리 교육의 필요성이 어느때보다 중요한 까닭이다. 2012년 여성가족부의 조사에 따르면 성경험이 있는 10대 청소년 중 57.2%는 피임을 하지 않았다. 주로 성 접촉으로 감염되는 HPV의 경우 콘돔 사용으로 위험을 줄일 수 있지만 청소년들은 이마저도 숙지하지 못한 채 성경험을 하기 때문에 질병에 노출될 위험이 큰 셈이다. 특히 어린 나이에 성경험을 시작한 여학생들은 가임기인 20~30대가 됐을 때 자궁경부암 위험이 가중된다. 10대 여성의 신체는 아직 미성숙한 상태여서 자궁경부 상피세포가 HPV 감염에 취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청소년기 성교육을 강화하고 성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성폭력, 임신, 낙태, 피임법, 성 관념 전반에 대한 지식의 제대로된 전달과 함께 남녀 간 예의와 차이, 성건강 등을 고민하는 교육을 해야한 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한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부모들이 성관계는 무조건 나쁘다는 부정적 인식을 전환하고 청소년 자녀들의 건강한 성생활을 유도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박 전문의는 "자녀가 여성일 경우 청소년기에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 접종을 고려하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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