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유예자 선망기업 취업률 31.3%로 일반졸업자보다 높아
토익 성적·인턴 등 일명 '스펙' 중심의 채용문화가 원인

정규학기를 마치고 바로 졸업한 학생보다 졸업을 유예한 학생이 대기업·공기업 등에 취업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29일 발표한 '4년제 대졸자의 졸업유예 실태와 노동시장 성과' 보고서에 따르면 졸업유예자가 선망 직장에 고용된 비율은 31.3%로 일반졸업자보다 5.9% 높았고, 비정규직 비율은 27.7%로 일반졸업자보다 5.7% 낮았다. 매월 평균 임금도 221만 원으로 일반졸업자보다 26만 원 많아 일반적으로 졸업을 유예할 경우 취업의 질이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2007년과 2011년 사이 4년제 대학을 졸업한 30세 미만 대졸자 5만 4,35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선망 직장'은 300명 이상이 종사하는 대기업과 외국인 회사·공기업 및 정부기관 등을 지칭한다.

학생의 졸업유예율은 대학이나 부모의 소득 수준과도 상당한 연관성을 보였다.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 상위 10개 대학의 졸업유예율이 31%로 상위 11위 이하 대학보다 15.9% 높게 나타났고, 부모의 소득 수준과 관련해서는 부모의 소득이 높거나 빈곤층 자녀일수록 졸업유예율이 높은 U자형을 보였다.

이같은 현상은 토익 성적이나 인턴 등 일명 '스펙' 중심의 채용문화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졸업유예자의 평균 토익 성적은 789점으로 일반졸업자 754점보다 35점이 높았으며, 인턴 경험 또한 17.5%로 일반졸업자 3.7% 높았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관계자는 "졸업을 늦추는 것이 결과적으로 취업의 질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대학생들이 졸업 늦추며 취업에 필요한 역량을 기술적으로 향상시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계속 졸업유예자가 늘어나면 학비 지출을 높이는 등 사회적인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기업의 채용문화가 스펙 위주에서 벗어나 실무·경력 중심으로 바뀔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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