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지명수배된 유씨의 운전기사 양회정(55)씨가 29일 전격 자수했다. 양씨는 이날 오전 6시 29분쯤 인천지검 당직실로 전화를 걸어 자수 의사를 밝힌 뒤인 오전 8시쯤 직접 검찰에 찾아왔다. 자수 의사를 밝힐 당시 양씨는 안성 일대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양씨는 4월 24일부터 5월 17일까지 20여 일 동안 유 전 회장의 순천 은신처를 마련해주고, 수사 동향을 알려주며 각종 심부름을 하는 등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양씨는 앞서 5월 25일 새벽 3시 유 전 회장이 숨어 있던 별장 인근의 야망연수원에서 잠을 자다가 수색 중인 검찰 수사관들을 발견하고 전주로 도주했다. 이후 전북 전주의 한 장례식장에 승용차를 버려둔 채 다른 구원파 신도의 도움을 받아 경기도 안성 인근으로 잠입한 뒤 행방을 감췄다. 유 전 회장이 6월12일 시신으로 발견됨에 따라 사망 당시에는 양씨와 따로 떨어져 움직였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검찰은 자수한 양씨를 상대로 검찰이 순천 별장을 압수수색한 5월 25일부터 유씨가 숨진 채 발견된 6월 12일까지의 행적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날 자수한 양씨에 대해서도 불구속 수사 방침을 적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양씨가 유 전 회장으로부터 도피자금 3억원을 건네받았다는 진술을 이미 관련자들로부터 확보함에 따라 양씨가 이 돈을 실제 받았는지, 어디다 썼는지, 추가로 받은 것은 없는지, 도주 중 유 전 회장과 접촉은 없었는지 등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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