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인구 10명 중 3~4명 연애
경제적 문제 이성교제 걸림돌

'희망 연애'조차 소득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사진=데일리한국 자료사진)
'가난하다고 사랑을 모르겠는가.' 신경림 시인의 시 '가난한 사랑 노래'의 한 구절이다. 실제로 한 조사에 따르면 소득이 낮은 미혼남녀의 이성교제 비율이 낮게 나타났다. 경제적 문제가 연애하는 데 있어 걸림돌이 되는 것이다.

조성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2013년 11월 25일~12월 23일 시행된 '결혼과 출산에 관한 국민인식조사' 자료를 토대로 한 '최근 미혼 인구의 특성과 동향: 이성교제를 중심으로' 연구보고서를 28일 발표했다. 우리나라 미혼인구의 기본적인 특성과 최근 동향을 파악한 보고서를 살펴보면 18~49세의 남녀 미혼인구 중에서 이성친구가 있는 비율은 남성은 33.8%, 여성은 35.6%로, 전체 미혼인구 10명 중 3~4명이 이성교제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별로 보면 연간 2,500만∼3,500만원을 버는 경우(남성 43.2%, 여성 52.8%) 이성교제를 하고 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연소득 1,500만 원이 안 되는 남녀 모두 이성 친구가 있는 비율은 30%도 되지 않았다. 남성은 모든 연령에 걸쳐 고르게 이성교제를 하고 싶다고 밝혔으며, 연봉 3,500만 원 이상인 남성이 이성교제를 희망하는 비율은 75.5%로 가장 높았다.

남성 64.9%, 여성 56.5%가 '연애를 하고 싶다'고 응답했지만 '희망 연애'조차 소득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경제활동을 하는 남성 69.6%가 '연애를 하고 싶다'고 답했다. 반면 돈을 벌지 못하는 남성은 57.9%만 연애를 꿈꿨다. 경제활동을 하는 여성 59.7%가 연애를 희망했고, 53.1%가 필요 없다고 밝혔다.

근무시간이 너무 길거나 짧아도 이성교제를 하는 비율이 줄었다. 주당 51시간 이상 일하는 남성은 32.9%만 이성교제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당 40시간 근무하는 남성의 이성교제 비율은 43.5%로 가장 높았다. 여성은 주당 40시간 미만 근무하는 집단의 이성교제 비율(27.7%)이 가장 낮았다. 보고서는 근무시간이 짧은 것(주당 40시간 미만)은 아르바이트 등 비정규직 노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에서 경제활동 참가 미혼인구중 정규직은 68.4%였다. 소득 분포는 1,500만 원 미만이 21%, 1,500~2,500만 원 미만이 29.9%, 2,500~3,500만 원 미만이 25.9%, 3,500만 원 이상이 23.2%였다. 미혼인구 38%가 주 40시간 근무했고, 41시간~50시간이 28.1%, 51시간 이상이 20.2%로 절반 이상이 40시간을 초과해 일하고 있었다. 조 부연구위원은 "이성교제를 하고 있지 않은 미혼남녀의 교제희망 비율이 매우 크게 나타났다"며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면 이성교제 비율이 높아지는 데서 드러나듯, 남녀 모두 경제적 문제가 이성교제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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