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청해진해운 회장)의 장남 대균(44)씨의 도피를 도운 박수경(34)씨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씨는 유씨와 함께 3개월간 함께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검찰은 “대균씨와 박씨는 이전부터 아는 사이인 것 같다”면서도 “이들이 구원파 신도 관계인 것 이외에는 확인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태권도 공인 6단의 박씨는 원래 스피드스케이팅 선수였지만 스케이트화를 벗고 태권도를 시작한 데에는 유병언 전 회장의 조언에 따른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 그 이후 박 씨는 태권도협회 상임심판까지 올랐다. 태권도 국가대표 출신에 현역 태권도 국제심판 자격증을 갖고 있는 박씨는 출중한 무술 실력을 인정받아 대균씨의 그림자 역할을 했다. 그러나 한달 급료로는 140만원 정도밖에 받지 못했다.

170㎝의 키에 깔끔한 용모를 갖춘 박씨는 태권도계에서는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 무도인으로 인식돼 왔다. 태권도 공인 6단인 그는 고등학교까지 태권도 겨루기 선수로 활동하다가 1999년 한국체대 태권도학과에 입학했다. 박씨는 2012년에는 태권도협회 3급 상임심판으로 위촉됐다. 심판 2년차인 작년에는 멕시코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국제심판으로 위촉돼 심판으로서 초고속 성장의 길을 밟았다.

태권도계에서는 박씨가 캐나다 유학 시절 갈고닦은 영어 구사력 덕분에 다른 심판들보다 상대적으로 빨리 국제심판에 위촉된 것으로 보고 있다. 박씨는 지난 1월에는 안성 금수원 내 도장에서 24명의 전문시범단을 이끌고 신도들 앞에서 태권도 시범을 보이기도 했다. 박씨는 태권도장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도장의 주소지가 금수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박씨는 결혼 이후 그리 순탄한 생활을 유지하진 못했다. 두 아들을 낳지만 이번 사건이 터진 이후에는 보모에게 전적으로 보육을 맡기고 유씨와 도주 생활을 이어갔다. 남편 박모씨와의 관계도 원만하지 않아 최근 남편으로부터 이혼 소송을 당한 상태다.

박씨의 남편 박모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들 보모로부터 아이들 먹을 게 떨어졌다는 말을 듣고 박씨가 아이들을 버리고 간 사실을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 남편 박모씨는 박씨에 대해 “고가의 명품 브랜드 D사 등의 화장품만 사용하는 등 사치스러운 편”이라며 “인터넷 사용의 대부분을 쇼핑에 쓰곤 했다”고 진술했다. 육아보다는 신도와의 관계를 중시했고 평소에도 명품을 즐기는 등 사치스런 생활을 했다는 점에서 박씨가 유병언 전 회장 일가와는 외부에 알려진 것 이상으로 특별한 관계였다는 점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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