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대통령 볼펜' 썼다
미국서 제작된 크로스 제품으로 오바마 대통령이 즐겨 쓰는 볼펜
돋보기는 플래시 장착한 홍콩제

A씨가 유병언 전 회장에게 받은 돋보기와 볼펜.
유병언 세모그룹 전 회장이 사체로 발견되면서 이제는 '유품'이 된 그의 소유 물품들을 <주간한국>이 입수해 공개한다.

전 구원파 신도인 A씨는 지난 23일 <주간한국>과 만나 1998년에 유 전 회장으로부터 직접 받았다는 볼펜과 돋보기를 공개했다. A씨는 1970년부터 유 전 회장과 함께 신앙생활을 시작해 그 후로 수십 년간 종교적, 경제적으로 구원파와 얽혀 있었으나 지난 2000년대 말 구원파에서 탈퇴했다. A씨는 1974년부터 유 전 회장과 가깝게 지내면서 당시 불광동에 위치한 권신찬 목사 자택에서 자주 만나 함께 기거하다시피 했다고 한다.

유 전 회장이 1998년 우정과 신뢰의 의미로 자신이 쓰던 볼펜과 돋보기를 직접 A씨에게 줬다고 한다. 그가 보여준 볼펜은 크로스(CROSS) 제품으로, 미국에서 제작된 크롬 도금 볼펜이다. 크로스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즐겨 쓴다고 알려지면서 '대통령 볼펜'이라는 별칭이 붙은 고가의 제품이다. 오바마는 2009년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선언문을 만년필이 아닌 크로스 볼펜으로 서명했고 그 후에도 건강보험개혁법안 등 주요 업무 및 협정에 해당 제품으로 서명하고 있다. 파커나 몽블랑, 워터맨 같은 유명 브랜드 만년필을 제쳐두고 유씨는 이미 1990년대부터 해당 브랜드 볼펜을 사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유품인 돋보기는 플래시가 장착된 조명형 돋보기로, 홍콩제 루마니(Lumagny) 제품이다. 루마니는 현미경, 돋보기 등의 확대경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브랜드이나 고가의 유명 브랜드는 아니다.

A씨는 해당 돋보기에 대해 "1991년 사기혐의로 안양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하면서 이 돋보기를 이용해 책을 봤다고 했다. 어두운 곳에서도 잘 볼 수 있는 고급 돋보기"라고 설명했다.

사체 현장에선 파란색 돋보기도 발견됐다. 이와 관련해 A씨는 유 전 회장이 돋보기나 안경이 없으면 사물을 잘 볼 수 없을 정도로 시력이 좋지 않다고 했다. 그는 "유씨가 1974년부터 안경을 쓰기 시작했다. 처음엔 눈초리가 매서워서 부드러움을 주기 위해 도수 없는 안경을 썼지만 현재엔 안경이 꼭 필요할 정도로 눈이 나쁘다"며 "사체 장소에 안경이 없는 것이 의문"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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