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데일리한국 자료사진
"이제 경찰서 그만 좀 오세요."

서울서부경찰서 사이버수사팀 서모(32) 경장은 25일 익숙한 얼굴을 마주했다. 두 차례 사기 범죄를 저질러 자신에게 붙잡혔던 남성이 또다시 같은 혐의로 수갑을 찬 것이다.

무직인 정 씨(26)는 온라인 중고물품 거래 카페에 올해 3월부터 6월까지 스마트폰과 카메라, 블랙박스 등을 판다고 글을 올렸다. 이 과정에서 정 씨는 돈을 받고 물건은 보내지 않는 방법으로 21차례에 걸쳐 300만 원을 가로챘다가 이날 서 경장에게 붙잡혔다.

정 씨는 지난해에도 두 번이나 같은 범행을 저질러 서 경장에게 덜미를 잡힌 바 있다. 5월에는 카페 회원 200명에게 1,200만 원을 챙겼다 구속돼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고, 10월에는 25명에게 138만 원을 가로챘다가 구속돼 벌금 1,5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세 번의 범행 과정에서 경찰 추적 방법에 익숙해진 정 씨는 가족 명의의 휴대전화를 돌려쓰고 지방으로 잠적하는 등 나름대로 치밀함을 보였다. 그러나 같은 수법임을 직감한 서 경장의 수사로 그는 다시 경찰에 붙잡히고 말았다.

서 경장은 "같은 피의자를 3번이나 구속시킨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며 "정 씨가 다시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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