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경기 안성 금수원에 구원파 최대 연중 행사인 하계 수양회가 열린다. 1만 여명이 모이는 이날 행사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사후에 새로운 구심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급속한 와해로 이어질 것지 구원파의 운명을 좌우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구원파 측은 공식적으로 유 전 회장의 사망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어 이날 수양회에서 이에 대한 언급도 있을 예정이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유 전 회장의 사망 사실을 공식 확인했기에 구원파 측도 더 이상 유 전 회장의 사망을 부인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 내부에서는 유 전 회장의 시신이 유족에게 인도되면 빈소를 경기 안성 금수원에 차리는 것을 포함한 장례절차에 대한 논의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관계 당국은 그간 유 전 회장이 구원파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던 만큼 향후 교세가 크게 기울지 않겠느냐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구원파의 새 지도체제를 구성해야 하지만 사실상 후계자로 지목된 유 전 회장의 차남 혁기 씨가 해외로 도주한 상황이어서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일각에서는 자칫 교단이 와해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지만, 구원파가 독특한 교리를 갖춘 종교집단이란 측면에서 일단 임시 지도체제를 구성해 꾸려가면서 전체적인 틀은 유지해 갈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경찰은 1만여명의 신도들이 한자리에 모이는데다 유 전 회장의 사망 사실을 국과수가 확인한 상황이란 점에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경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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