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의성 돼지사육농가의 의심축이 구제역으로 확인되면서 우리나라는 간신히 회복한 청정국 지위를 두달 만에 잃었다. 우리나라는 2011년 4월 21일 구제역이 마지막 발생한 이후 3년 이상 발생하지 않아 올해 5월 2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82차 세계동물보건기구(OIE) 총회에서 백신접종 구제역 청정국으로 인정받았다. 백신 접종을 비롯한 방역대책을 충실하게 이행해 구제역 재발을 성공적으로 막은 성과를 국제적으로 공인받은 것이다.

당시 정부는 방역시스템 관리 수준을 국제적으로 공인받은 만큼 축산물 수출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농식품부는 한발 더 나아가 ‘구제역 백신접종을 하지 않는 청정국’을 목표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 추진할 계획도 밝혔다. 그러나 이런 정부의 목표는 불과 두달 만에 물거품이 됐다.

경북 의성의 돼지사육농가에서 24일 발생한 구제역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는 세계동물보건기구(OIE) 및 관련국가에 해당 사실을 통보했다. 그러면서 농식품부는 이번에 발생한 구제역 혈청형이 O형으로 우리나라에서 접종하는 3가지 백신(혈청형 O, A, Asia 1) 유형 내에 포함돼 확산 가능성은 작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구제역이 3년3개월만에 다시 발생함에 따라 확산을 막기 위해 농식품부에 구제역방역대책상황실을 설치해 가동에 들어갔다. 발생농장에 대해서는 구제역 증상을 나타내는 돼지를 살처분하고 축사내외 소독과 가축·차량의 이동제한 조치 등에 집중하고 있다. 발생농가의 6개 축사에서 사육 중인 돼지 1,500마리 가운데 현재까지 구제역 임상증상을 보이는 3개 동의 600여마리를 살처분했다. 나머지 3개 동 돼지에 대해서는 구제역 여부를 조사해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번 구제역 사태가 얼마나 번질지 알 수 없으나 다시 청정국 지위를 얻으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적어도 2017년 7월까지는 청정국 지위에 오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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