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중 76% 비자의(非自意) 입원

우리나라에서 정신질환으로 입원하는 환자 대부분이 타의로 들어오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데일리한국 자료사진)
우리나라에서 정신질환으로 입원하는 환자 대부분이 타의에 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3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우리나라 정신질환 입원환자 수는 2012년 기준 8만 659명으로, 이 중 자의로 입원한 사람은 1만9,441명(24.1%)에 불과하다. 나머지 6만 1,128명(75.9%)은 타의로 입원한 것. 프랑스 12.5%, 독일 17.7%, 이탈리아 12.1%, 영국 13.5% 등 선진국 비자의(非自意) 입원 비율에 비해 훨씬 높은 수치다.

비자의 입원제도는 장애인의 신체 자유를 보장한 유엔장애인권리협약 제14조를 위반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장애인단체를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돼 왔다. 또 우리나라 정신질환자의 평균 입원기간은 237일로 독일 26.9일, 영국 52일, 프랑스 35.7일, 이탈리아 13.4일 등 약 50일 미만인 선진국에 비교했을 때 월등히 길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인권위에 접수된 정신보건 시설 내 인권침해 진정사건의 추이를 보면 2011년 1,337건에서 2012년 1,805건, 2013년 2,144건으로 전년대비 각각 35%, 19%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입·퇴원과 관련한 진정 사건이 약 55%(1,178건)에 이르러 비자의 입원의 심각성을 보여준다고 인권위는 지적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이미 미국, 독일, 네덜란드 등 많은 국가에서 법원이 비자의 입원을 결정하는 사법절차를 운영하고 있다"며 "정신장애인 인권보호를 위해 이 같은 정책이 하루빨리 시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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