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꺼풀 안경·얼굴 축소 기구·코뽕까지 등장

온라인서 높은 인기…안전성은 '글쎄'

사진=유투브 영상 캡처
# 고등학생 임모 양(16)은 자주 찾던 온라인 카페에서 ‘수술 없이 쌍꺼풀을 만들어주는 안경’이 있다는 글을 보게 됐다. 안경 하나로 쌍꺼풀이 생길까 의아했지만, 때마침 같은 반 친구가 이 안경을 열심히 착용하는 모습을 보고 구매를 결정했다.

# 직장인 송모 씨(25)는 최근 SNS를 구경하다 눈이 번쩍 뜨이는 제품을 발견했다. 착용만 하면 단숨에 코끝을 높여준다는 ‘코뽕’이었다. 늘 낮은 코에 콤플렉스가 있었지만 수술이 두려웠던 그는 고민 없이 결제 버튼을 클릭했다.

수술 없이도 얼굴 형태를 바꿀 수 있다는 ‘셀프성형기구’가 여전히 인기다. 최근 각 온라인 쇼핑몰 미용 섹션을 들여다보면 얼굴에 쓰는 것만으로 쌍꺼풀을 만들어준다는 쌍꺼풀 안경부터 얼굴을 작게 만들어준다는 얼굴축소기구, 코끝을 단숨에 높여준다는 코뽕까지 미용보조기구들이 즐비하다.

제품 판매자들은 쌍꺼풀 안경의 경우 안경에 부착된 와이어로 눈꺼풀을 지속해 눌러주면 30일 후 쌍꺼풀이 생겨난다며 TV를 보거나 공부할 때 착용하라고 권장한다. 얼굴축소기구에 대해서는 매일 광대와 턱 등을 압박해주면 몇 개월 후 얼굴에 V라인이 생긴다고 강조한다. 코뽕도 절찬리에 판매 중인 제품으로 판매자는 "저렴한 비용으로 코 수술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상품"이라 광고하고 있다. 이른바 ‘뽕’을 넣어 코를 높인다는 의미에서 ‘코뽕’으로 불리는 이 기구는 구부러진 막대 형태의 플라스틱 기구를 콧속에 말아 넣어 코끝을 높이는 원리다. 2012년 유명 메이크업 아티스트 미셸 판이 해외의 ‘노우즈 시크릿’이라는 제품을 자신의 메이크업 강좌 동영상에서 착용해 인기를 얻기 시작했고, 우리나라에는 올해 5월부터 SNS와 각종 온라인 카페글을 통해 알려졌다.

현재 인터넷 포털사이트 블로그와 카페 등에는 이 같은 셀프성형기구를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구매 계층은 주로 청소년과 20대 여성들이다. 성형수술을 하기가 무섭거나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젊은층에서 관심을 쏟고 있다. 판매사들은 상품 설명 페이지에 제품의 효과와 안전성을 강조하는 글을 넣어 소비자들을 솔깃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코뽕을 제조해 판매하는 한 업체는 “간편하고 저렴하게 놀라운 효과를 제공하는 제품”이라며 “부작용은 절대 걱정하지 말라”고 광고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제품 중 병원 등 전문기관으로부터 효과를 검증받았다는 기구는 찾기 어렵다. 이러한 제품들이 과연 업체 측의 설명만큼 효과가 높고 안전할까.

젊은 층이 자주 찾는 온라인 카페 및 SNS 등을 살펴보니 셀프성형기구 사용 후 눈에 띄는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글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오히려 부작용 등의 문제를 겪었다는 글도 많았다. 한 네티즌은 “쌍꺼풀 안경을 사용한 후 잠시 동안 쌍꺼풀이 생겼지만 금방 풀렸고, 장기간 사용했는데도 효과가 없어 수술 생각만 간절해졌다”면서 “오히려 사용 후 눈이 아파 안과에 다녀오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네티즌은 온라인 카페에 “얼굴축소기구 사용 후 얼굴에서 딱딱한 것이 만져져 정형외과에 다녀왔다”는 글을 남겼고, 그 아래로는 “며칠밖에 사용하지 않았는데 턱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고 무엇인가가 만져져 병원에 다닌다”, “턱 근육이 뭉쳐 튀어나온 것 같다”는 등 다른 네티즌들의 댓글이 연이어 달렸다. 코뽕에 대해서는 “일시적으로 효과는 봤지만 부작용이 있지 않을까 두렵다”는 네티즌들이 많았다.

전문가들은 셀프성형기구에 대해 일시적인 효과가 있을 수는 있으나 장기간 사용하면 다양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제품을 무리하게 사용하면 신체에 염증이 발생하거나 골격 변형, 피부 처짐 및 괴사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청소년들은 신체 성장이 왕성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더욱 심각한 부작용을 겪을 수도 있다.

대한성형외과의사회 조수영 홍보이사는 “쌍꺼풀 안경 착용 중 눈을 찌르거나 압박을 주게 되면 안구에 손상을 입게 된다. 심각한 경우 실명 위험까지 올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어 “눈 피부는 굉장히 얇고 예민한 부위이므로 피부에 알레르기 반응 등 부작용이 일어날 위험도 있다”고 덧붙였다. 얼굴을 압박해 이상적인 라인을 만들어준다는 기구와 관련해서는 “외부에서 신체에 지속적인 압력을 가할 경우 뼈 구조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피부도 압력에 의해 괴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를 높여준다는 미용 기구의 경우에는 “코 속에 미용 기구를 넣고 있으면 염증이나 코 기능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비염 환자의 경우 증세가 더욱 심해질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어 "작은 막대 형태의 기구이기 때문에 호흡 시 잘못 들이마셔 기도나 폐로 들어가면 폐렴 등 심각한 호흡기 질환을 겪게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조 이사는 셀프성형기구들은 의료용기기가 아니라면서 “검증되지 않은 미용제품은 가급적 사용을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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