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6일 경남 마산 지역에 내린 기습 폭우로 하수관로가 막히면서 도로 위 맨홀 뚜껑이 갑자기 공중으로 치솟는 해괴한 일이 벌어졌다. 공중부양한 맨홀 뚜껑이 시내버스와 충돌하면서 버스 기사와 승객 등 3명이 다치기도 했다.

맨홀 뚜껑이 공중으로 떠오르는 일은 의외로 잦다. 매년 여름철이면 집중호우로 하수관로가 막히면 물이 역류하다가 결국에는 맨홀 뚜껑까지 하늘로 날려 버리는 것이다. 이에 안전행정부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22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안동실험장에서 빗물 역류로 맨홀 뚜껑이 공중으로 치솟는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일반적인 도시 우수관거의 처리 능력을 재현한 실험장에서 시간당 50㎜의 폭우가 내려 1초당 유입 유량이 1.68㎥에 이르자 1분도 안 돼 맨홀 뚜껑이 위로 튀어올랐다. 맨홀 뚜껑은 23초 만에 들썩이기 시작해 33초쯤 구멍으로 물을 내뿜었다. 이어 41초에 이르러서는 뚜껑이 더는 버티지 못하고 지상으로 27㎝가량 튀어 올랐고, 맨홀에서는 50㎝ 높이 물기둥이 분출했다.

시간당 50㎜가 퍼붓는 집중호우가 강남역 일대에서 발생하면 순식간에 40㎏에 이르는 철제 맨홀 뚜껑이 거리 위 무기로 돌변하는 셈이다. 또 맨홀 뚜껑 위에 사람이 서 있는 상황을 가정해 실험한 결과 시간당 30㎜ 이상 비가 내려 1초당 0.87㎥ 이상 유량이 유입되면 뚜껑이 사람까지 밀어제치며 위로 치솟았다.

연구원 측은 “시간당 30㎜가 넘는 집중호우가 발생하면 저지대 맨홀에 빗물이 급격하게 유입돼 역류현상이 발생할 위험이 크기 때문에 맨홀 주변을 피해 걷거나 주차하고, 맨홀 뚜껑에서 기포가 나오는 것을 목격한 때에는 즉시 떨어진 장소로 이동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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