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변사체를 발견했을 때 초동수사를 미흡하게 한 책임을 물어 전남 순천경찰서 지휘부들에 대한 ‘줄줄이 문책’이 계속되고 있다. 경찰청은 22일 유 전 회장의 변사체 발견에도 초기에 이를 소홀히 취급한 우형호 순천경찰서장과 담당 형사과장을 직위해제했다. 경찰청은 “유 전 회장 수사와 변사체 발견·처리 과정에서 총체적인 부실수사가 이뤄졌다고 판단했다”며 “이에 대한 지휘 감독 책임을 물어 우 서장을 경질한다”고 밝혔다. 후임 서장으로는 최삼동 전남지방경찰청 홍보담당관이 내정됐다.

이와 함께 경찰청은 과학수사팀장 등 관련자 전원에 대한 감찰에 들어갔다. 유 전 회장의 시신은 지난달 12일 전남 순천 송치재 휴게소로부터 2.5km가량 떨어진 한 매실 밭에서 발견됐다. 당시 시신 주변에서 유 전 회장이 즐겨 먹던 스쿠알렌 병과 구원파에서 쓰이는 문구가 적힌 가방이 발견됐지만 경찰은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고 단순 변사 사건으로 처리한 데 따른 문책 차원이다.

또 경찰은 변사체의 사인 규명을 위한 정밀 부검을 하지 않았고 한 달 넘게 순천장례식장 냉동실에 보관해 왔다. 시신의 유전자 분석 결과 유 전 회장임이 확인되자 경찰은 부랴부랴 2차 부검에 나섰지만 시신이 장기간 보관된 상태이다 보니 정확한 사인 규명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 함께 경찰청은 일선 지휘관과 간부들에게 더욱 적극적인 자세로 업무에 임하고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씨에 대한 수사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지시했다. 경찰 관계자는 “유 전 회장 장남 대균씨에 대한 수사도 마찬가지로 신고 접수 처리나 대처에 문제점이 발견되면 엄중 문책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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