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주 과정에서 혼자 남겨져 저체온증으로 사망 가능성"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저체온증으로 인해 자연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진=YTN방송화면)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저체온증으로 인해 자연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표 전 교수는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지만 시신 발견 상태 등을 봐서는 자살도 타살도 아니다”면서 이처럼 말했다. 그는 “유 전 회장의 나이, 도주 상태로 인한 스트레스 요인, 외부 환경을 모두 종합해야 한다”면서 “도주 과정에서 발목에 부상이 발생해 혼자 남겨진 상태라면 저체온증 등으로 인해 사망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유 전 회장 시신이 불과 보름 만에 심하게 부패한 데 대해서는 “시신의 부패라는 게 워낙 많은 조건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일반적이진 않지만 불가능하지도 않다”면서 “상처나 출혈이 있었느냐 여부도 (시신 부패에) 상당히 많이 영향을 준다. 동물이나 곤충, 습도를 비롯한 날씨, (사망자) 내부의 건강상태 등이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시신이 보름 만에 심하게 부패하는 게)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표 전 교수는 보름 만에 시신이 80% 백골 상태로 변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표 전 교수는 구원파가 유 전 회장은 술을 마시지 않는 데다 겨울 점퍼를 입고 있었기 때문에 유 전 회장 시신이 아닐 것이라고 주장하는 데 대해서는 “문제는 DNA 검사의 정확성과 시료와의 일치성 여부”라며 유 전 회장 시신이 아니라는 일각의 주장은 여러 추정과 해석으로 충분히 반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술병이 발견된 이유에 대해서는 “(유 전 회장이) 술을 못 마시지만 도주 당시 워낙 급박해 식량을 챙길 수 없었다면 술을 챙겼을 수 있다. 다른 동료나 조력자들이 준비한 음식 중에서 술이 있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유 전 회장이 겨울점퍼를 입고 있었던 까닭에 대해서는 “외부 이동을 염두에 뒀다면 (겨울점퍼를) 준비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 전 회장 시신이 맞다면 그가 조력자들 없이 혼자 남아 있었던 까닭은 무엇일까? 표 전 교수는 “급습을 당하는 바람에 도망가느라 모두 뿔뿔이 황급하게 헤어졌다고 보는 게 아마 가장 타당하고 합리적인 해석”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표 전 교수는 “조력자들이 도주 기간에 환멸을 느껴 유병언을 살해하고 도주했을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 있다”고 했다.

표 전 교수는 유 전 회장 사망으로 인해 수사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유 전 회장과 유착한 정관계 인사들이 누구였는지, (유 전 회장이) 그들(유 전 회장과 유착한 정관계 인사들)에게 어떤 뇌물이나 향응을 제공했는지, (유 전 회장이 뇌물이나 향응을 제공하고) 그 반대급부로 무엇을 바랐는지, 세월호 침몰 원인의 한 축일 수 있는 썩은 뿌리가 어디까지인지 등이 밝혀지기 어려워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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