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파 계열사의 스쿠알렌 빈병 1개, 막걸리와 소주병 3개, 유병언 책 제목과 같은 '꿈같은 사랑'이라는 인쇄가 적힌 천가방이 변사체와 함께 발견됐다. 사진=YTN 뉴스특보 방송화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40일 전에 발견된 변사체와 동일인임이 밝혀짐에 따라 시신 확인에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먼저 경찰은 지난달 12일 전남 순천에서 변사체를 발견했으나 시신이 심각하게 부패됨에 따라 다음날 머리카락과 대퇴부뼈를 국과수에 보내 유전자 감정을 의뢰했다. 두 샘플 중 대퇴부뼈의 유전자 정보가 검경이 유씨의 것으로 추정하고 확보해 놓은 유전자와 일치했고 형 병일씨와 같은 부모를 가진 사실도 확인했다. 하지만 머리카락을 통한 신원 확인은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머리카락의 모근이 살아 있어야 하는데 부패가 심해 모근이 상했다면 유전자 분석을 할 수 없다.

경찰은 신원 확인이 한달 이상 걸린 이유에 대해 “대퇴부뼈를 통해 유전자를 분석하는데 통상적으로 걸리는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분석하는 절차 및 결과 도출가지 한달 여 걸린다는 설명이다. 경찰은 특히 유전자의 부분인 미토콘드리아를 분석하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부패가 많이 진행된 변사자의 유전자 정보를 분석할 때는 보통 성공률이 좋은 뼈를 이용하고 있는데 뼈는 전처리 과정이 필요해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검찰과 경찰이 사체와 대조를 한 유전자 정보가 제대로 된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있다. 지금까지 확보된 유 전 회장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전자는 금수원 사무실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견한 유전자와 순천 송치재 인근 별장에서 발견한 유전자다. 여기에 더해 형 병일씨의 유전자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뼈의 유전자를 분석할 때 준비할 것이 많아 시간이 다소 걸린 것”이라며 “샘플들을 모아 비교해 정확한 결론을 내리느라 시일이 늦어졌을 뿐 다른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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