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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나고 무너져도…' 불법건축물 눈감아준 공무원들
  • 기자 (서울=연합뉴스) 정빛나기자 승인시간승인 2014.06.25 12:09
경찰, 중구청 소속 공무원 2명 구속…16명 불구속 입건
사진조작·지붕만 일시철거·공문서 조작 등 불법행위 '백태'
최근 잇단 대형 사고로 안전문제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구청 공무원들이 불법건축물 수백 곳에 대한 단속을 무마해주는 대가로 수년간 뒷돈을 챙긴 사실이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010년 1월부터 지난 4월까지 서울 중구 일대 불법 건축물 약 439개에 대해 온갖 편법을 동원, 단속을 무마해주는 대가로 브로커 임모(74·구속)씨를 통해 건물주들에게서 총 1억 4천600만원 상당을 건네받은 중구청 공무원들을 대거 적발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은 이 같은 혐의(뇌물수수 등)로 중구청 주택과·건축과 소속 공무원 이모(53·6급)씨 등 2명을 구속하고 최모(58·6급)씨 등 1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구청은 서울시에서 각 구청에 제공한 관내 건축물의 항공촬영 사진과 건축물 관리대장 등 자료를 바탕으로 수시로 불법 증축 실태나 안전점검 상황 등을 관리·감독해야 한다.

단속 과정에서 적발된 불법 건축물들에 대해서는 최대 2차례 철거 명령을 내리고 시정되지 않으면 이행강제금을 부과해야 한다.

하지만 적발된 공무원들은 단속 및 설계용도 허가 업무를 담당하면서 무허가 및 불법 증축 건물 소유주들로부터 브로커를 통해 현금이나 계좌로 돈을 건네받고 허위 공문서를 작성해주거나 이행강제금을 아예 면제해줬다.

또 패널(건축용 널빤지)로 된 건물 지붕만 일시적으로 떼어내고 나서 사진을 촬영하고, 해당 사진을 공문서에 부착하는 수법으로 실제로 철거가 이뤄진 것처럼 꾸며주는가 하면 내부를 불법 개조한 사실을 숨기려고 정상적인 건물 사진을 찍어 포토샵으로 합성해 사진을 조작했다.

이 밖에도 공무원들은 일시적으로 건축물 겉에 천막을 씌워 철거된 것처럼 보이게 하거나 구청 관리시스템 전산에 건축법 위반 사실을 고의로 빠뜨리는 등 각종 편법 행위를 일삼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구 일대에는 시장 점포가 밀집해 있고 30~40년 된 낡은 건물이 대다수여서 정상적으로 증축 허가를 받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 불법적으로 건물이 증축될 때는 대부분 화재에 취약한 패널이 사용돼 시민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4월 흥인시장 점포에서 난 불로 총 15개 점포가 불에 타는 피해가 발생했고, 같은 해 8월에는 인현동의 한 공장 건물 2층 증축 공사 과정에서 지붕의 하중을 지탱하지 못해 건물 일부가 무너져 작업 중이던 인부 2명이 다치는 등 사고가 잇따랐다.

또 이 지역 소방서는 중구청에 30차례 이상에 걸쳐 안전사고에 취약한 건축물에 대한 철거조치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 공무원에게 금품을 건넨 사실이 확인된 건물주와 불법 공사 업체 관계자 등 12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적발된 건축물에 대한 철거 등 행정조치를 구청에 통보하는 한편, 서울 시내 전반에 걸쳐 안전사고를 유발하는 불법 개조 행위와 불법행위 묵인 등 민·관 유착 행위, 공무원에 대한 뇌물 수수 등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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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4/06/25 12:09:50 수정시간 : 2020/02/07 17:3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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